올해 말 FA가 되는 태릭 스쿠벌은 이번 오프시즌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구단으로부터 연장계약과 관련해 그 어떤 제안도 받지 못했다. 올시즌만 던지고 디트로이트를 떠난다고 보면 된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에이스 태릭 스쿠벌은 1라운드에서 딱 한 경기만 던지고 소속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플로리다 캠프로 돌아간다. WBC 캠프에 합류하기 전부터 한 경기만 맡기로 했다고 밝힌 터.
스쿠벌은 8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0시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리는 B조 2차전 영국전에 선발등판한다. 하필 B조에서 브라질과 함께 전력이 가장 약한 팀으로 꼽히는 영국을 상대로 고른 것이다. 투구수는 50~55개에서 끊기로 했다.
그가 미국 대표팀을 조기에 떠나려는 이유는 하나다. 디트로이트 캠프로 얼른 돌아가 정상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려 올해 말 FA 대박을 제대로 준비하겠다는 얘기다. 조국을 위해 봉사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자기 실속도 차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대표팀 캡틴인 애런 저지는 "올해 말 5억달러를 받을 선수다. 그가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이곳에 와 우리를 위해 던진다면 비록 한 경기라도 위험이 따른다. 이해한다"고 했다.
애런 저지가 지난 7일(한국시각) WBC 조별 라운드 브라질전에서 1회 투런홈런을 날린 디 거수경례를 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런데 스쿠벌은 이번 오프시즌 동안 디트로이트로부터 그 어떤 제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디트로이트가 스쿠벌과 연장계약할 마음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스쿠벌은 디트로이트에 남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지만, 구단은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스쿠벌은 지난 7일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받은 오퍼는 없다. 올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없을 것 같다. 올해는 야구에 집중해 우승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시즌이 끝난 뒤에 계약 문제를 다룰 것이다. 그때가 되면 뭔가 나올텐데, 그것으로 족하다. (오퍼를 하지 않은 건)구단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스쿠벌과 같은 슈퍼스타는 구단이 자신의 뜻을 따라주지 않을 때 마음은 떠날 수밖에 없다. 스쿠벌에 따르면 이번 오프시즌 동안 디트로이트는 연장 장기계약과 관련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봉조정심판까지 벌이며 스쿠벌과 서로 날을 세웠다.
태릭 스쿠벌은 이번 WBC에서 한 경기만 던지고 디트로이트 캠프로 돌아간다. AP연합뉴스
디트로이트가 스쿠벌에 연장계약과 관련해 제안한 공식 오퍼는 1년 전, 즉 첫 사이영상을 받은 2024년 말이다. 당시 디트로이트는 4년 8000만달러 수준을 제시했고, 스쿠벌은 3억3000만달러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재계약에 대해 공감을 하기는 무리다.
스쿠벌의 과제 또는 소망은 이제 한다. 올해 디트로이트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다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디트로이트는 FA 시장에서 톱클래서 선발 프람버 발데스(3년 1억1500만달러)와 세 차례 사이영상에 빛나는 저스틴 벌랜더(1년 1300만달러)를 영입해 메이저리그 최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스쿠벌은 "두 투수를 데려온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선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본다. 타이거스 팬들의 기대가 크다. 우리도 그렇다. 이번 캠프에서 새로 합류한 선수들을 놓고 다른 에너지가 느껴진다. 서로 진정한 믿음이 있고, 우승 노력이 깃들여 있다. 그건 정말 근사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두 선수의 영입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이 달성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그게 전부다. 매년 월드시리즈에 갈 수 있는 팀에서 뛰기를 우리는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WBC에서 조별 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B조 순위와 상관없이 14일(한국시각) A조 1위 또는 2위와 8강전을 벌인다. 사진=World Baseball Classic
이번 WBC에서 1라운드 한 경기만 던지는 스쿠벌에 대해 미국 팬들은 박수를 보내면서도 높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USA투데이는 'WBC 관계자들과 미국 동료들조차 스쿠벌이 마음을 바꾸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는 지금 꿈쩍도 하지 않고 있으며, 그렇다고 FA가 임박한 것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스쿠벌은 "우리 동료들은 그 문제에 관해 쿨하다. 공개적으로 밝히자면, 서로 인식이 다른 것이다. 선수들은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며 "물론 나도 함께 하고 싶다. 동시에 그들이 나를 한쪽으로 데리고 가서 '네가 여기에 있다니 정말 멋있다'고 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즉 한 경기만 던지고 가는 걸 이해해달라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