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호주의 경기, 한국이 승리하며 8강행을 확정했다. 환호하며 포즈를 취한 류지현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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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7년 만에 결선행에 성공한 류지현호, 하지만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미국 매체 SB네이션은 12일(한국시각) WBC 8강 진출국을 두고 우승 후보 순위를 매겼다. 류지현호는 8팀 중 7위에 랭크됐다. 매체는 '자국 리그 선수들이 많은 한국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이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접전을 펼친 바 있다. 젊은 타자들이 타격감을 끌어 올린다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물론 어떤 팀이든 타격감이 살아난다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며 가능성은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기록 면에서 본다면 어쩔 수 없는 평가다.
본선 1라운드에서 3승 미만으로 8강에 올라온 팀은 한국(2승2패)이 유일하다. 팀 타율은 0.243으로 8강 진출팀 중 6위다. 장타율은 0.463이지만 출루율이 0.333에 그쳤다. 볼넷을 16개 얻어낸 반면 삼진을 36개 당한 점도 아쉬운 부분. 마운드도 마찬가지. 팀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8강 진출팀 중 최하위다. 응집력은 뛰어나지만, 전반적인 전력은 하위권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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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8강 상대가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인 점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관적인 배경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한 SB네이션은 '이 팀은 파워 그 자체다. 마치 걸어다니는 배트 플립 같다. 공략하기 쉬운 타자가 한 명도 없고 투수진은 탄탄하다'며 '지난 주 미국이 보여준 경기력을 생각하면 이들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일본의 활약도 훌륭하지만 이 팀은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훌륭하다'고 평했다.
고개를 끄덜일 만하다.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은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비롯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오스틴 웰스(뉴욕 양키스) 등 빅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로 채워졌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들을 앞세워 1라운드 타격 지표 대부분을 휩쓸었다. 팀 타율이 무려 0.313, OPS(출루율+장타율)는 1.130에 달한다. 4경기에서 총 41점을 얻었고, 13홈런 40타점을 올렸다. 볼넷도 33개나 얻어내는 등 '눈야구' 실력까지 증명했다. 1라운드 참가 20팀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넘겼다. 홈런도 최대 이변의 팀으로 꼽히는 이탈리아(12개)와 함께 유이하게 두 자릿수를 찍었다.
투수력도 만만치 않다. 4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2.38, WHIP(이닝딩 출루허용률)은 1.03이었다. 피홈런은 단 2개만 허용했고, 볼넷 12개를 내준 반면 탈삼진은 37개를 잡았다. 피안타율도 0.187에 불과하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호주의 경기, 한국이 승리하며 8강행을 확정했다. 경기가 끝나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9/
열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승부. 그러나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게 야구다. 한국 야구는 첫 대회였던 2006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차례 한 바 있다. 당시 데릭 지터, 켄 그리피 주니어 등 레전드 타자에 빅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였던 돈트렐 윌리스까지 앞세운 미국을 만났다. 모두가 열세를 점쳤지만 결과는 한국의 7대3 승리였다.
우승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달리 한국은 홀가분하게 승부를 준비하는 입장. 마이애미행으로 분위기가 고조된 류지현호가 어떤 양상으로 승부를 몰고 갈 지는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