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미국)=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아무도 웃지 않았다. 모두가 멍하니 터덜터덜 론디포파크를 빠져나갔다. 충격적인 패배. 8강 기적의 여운이 신기루 처럼 사라졌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도미니카 공화국과 경기에서 0대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0-7로 뒤진 7회말 콜드게임 요건이 갖춰지는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고 허망하게 패했다.
한국은 바늘구멍 같은 경우의 수를 뚫고 기적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정신이 번쩍 드는 찬물을 뒤집어썼다.
경기가 끝나고 대표팀 선수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떨구고 복도를 지나갔다. 인터뷰에 응한 몇몇 선수들도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이날 우중간에 2루타를 때린 안현민은 "소감이라고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상대가 너무 잘했다. 저희가 부족해서 이렇게 끝난 것 같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안현민은 "좋은 타구가 나왔지만 너무 좋은 경험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됐다. 어떤 생각인지는 차차 말씀드렸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1이닝 무실점 호투한 고우석 역시 "아무리 강한 상대였다고는 해도 콜드 게임을 줬다. 선수단 모두 다 같이 반성하고 있다. 잘한 건 잘한 거지만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들에 대해 다 같이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전반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조병현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많은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해서 다음 대표팀에 뽑혔을 때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류지현 감독 또한 무거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무거운 분위기의 한국 더그아웃 (마이애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준준결승전 경기. 4회말 류지현 한국 감독(오른쪽 두번째)과 류현진 등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6.3.1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괜찮아 '보경아' (마이애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준준결승전. 7회 1사 때 한국 문보경의 병살타로 아웃당한 이정후가 문보경을 위로하고 있다. 2026.3.14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류지현 감독은 "일단 오늘 경기 역시 도미니카 공화국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계기를 발판 삼아 우리 젊은 선수들 앞으로 조금더 성장하고 기회가 있으면 메이저리그에 더 진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총평했다.
다만 "1라운드 마무리를 잘해서 여러 기대감을 가지고 8강에 임했는데 도미니카 공화국에 비해 부족했다"고 곱씹었다.
마지막 대표팀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류 감독은 "작년 2월에 제가 대표팀 감독이 된 이후로 류현진 선수가 꾸준히 본인이 국대 나가길 원했다. 그러면서 어떤 성적이나 태도 행동 모범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 최고참급 선수로 마지막까지 최선 다한부분 칭찬하고 싶다"고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