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린 친구가 만 19살이 되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고, 맥주도 한잔하고 싶고 이런 생각도 할 만하잖아요."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신인 내야수 신재인 이야기만 나오면 아빠 미소를 짓는다. 신재인은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6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NC에 입단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데려갔더니 기존 프로 선수들도 구토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19살 신인이 꿋꿋하게 버텨 눈도장을 찍었다. 1군 스프링캠프에 이어 개막 엔트리까지 승승장구다.
물론 프로 선수에게 야구 재능이 무엇보다 첫 번째지만, 신재인이 감독, 코치, 선배 선수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19살 답지 않은 프로의 자세다.
이 감독은 "얘는 정말 야구를 하기 위해서 태어난 애다. 어린 친구가 만 19살이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고, 맥주도 한 잔 마셔보고 싶고 이런 생각을 할 만도 한데, 어린 선수가 프로에 적응하기 위해 하루빨리 야구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런 자세를 갖췄다. 어리지만 루틴도 정확해서 코치들이 할 일이 없다. 사실 19살이면 코치들 손을 많이 타야 하는데, (신)재인이는 코치들이 깜짝 놀랄 정도다. 안 예뻐할 선배도 없을 것 같다. 선배들한테 꾸중 듣는 것을 한번도 못 봤다. 크게 될 놈이라고 생각한다. 실력도 있는데 태도까지 갖췄으니 성공할 것"이라고 칭찬하더니 "나는 20살 때 그런 태도가 없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신재인은 태어나서 탄산음료도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다.
신재인은 "어릴 때부터 탄산을 안 마셨다. 부모님께서 몸에 좋은 게 없다고 나중에 은퇴하고 마시라고 하셔서 나중에 은퇴하면 마셔볼 생각이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한번 마셔봤다면 몰라도 맛을 몰라서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프로 생활하면서 불가피하게 우승했을 때 샴페인 정도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이전에는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감독이 자꾸 경기에 내보내 보고 싶게 야구를 한다. 수비도 야무지게 하고, 혹여나 실책이 나와도 얼어붙지 않고 침착하게 다음 플레이를 한다.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이후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
신재인은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데뷔 첫 선발 기회였는데, 실수는 있었으나 무너지지 않았다. 3회 1사 1루 김호령의 땅볼을 잡고 선행주자를 먼저 잡으려다 2루 송구 실책을 저질렀는데, 바로 다음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를 1루수 병살타로 처리해 만회했다.
NC 주장 박민우는 "내가 신인일 때도 선발로 나갔을 때 마찬가지였다. 몸이 조금 붕 떠 있고, 조금 굳어 있는 느낌이다. 긴장하니까. 재인이도 그런 모습을 보였고, 실책을 했는데 다음에 또 기가 막히게 리버스 더블 플레이로 막지 않았나. 나는 실책하고 난 이후 그대로 끝이었는데, 재인이는 거기서 또 병살로 막는 것을 보고 '재인아 넌 될 놈이다. 올해 잘 풀리겠다'고 했다. 솔직히 신인 때만 기준으로 보면 (김)주원이 보다도 위다. 재인이가 타격만큼은 훨씬 위다. 내가 (2012년부터) NC에 있으면서 솔직히 진짜 즉시 전력 야수는 신인 중에 유일했던 것 같다. 타격 능력도 좋고, 잘 치고 못 치는 것을 떠나 타석에서 똑똑하다. 투수랑 싸울 줄도 알고, 그 볼을 트랙킹하고 잘 또 기억해서 대처하는 능력이 신인 선수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재인이는 어마어마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신재인은 4경기에서 10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지난 1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고, 4일 광주 KIA전에서 상대 선발투수 이의리에게 2번째 홈런을 뺏었다. 결과는 이렇게 2개지만, 더 눈에 띄는 것은 박민우의 말처럼 과정이다.
신재인은 4일 NC가 2-0으로 앞선 2회 이의리의 초구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월 홈런을 뺏었다.
신재인은 "형들이나 코치님들한테 물어봐도 이의리 선수가 정말 구위가 좋고, 좋은 공을 던지기 때문에 카운트가 불리하면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해 주셨다. 타격코치님께서 그냥 하얀 거(공) 보이면 초구부터 때리라고 하셨는데, 초구에 마침 비슷하게 날아와 스윙했는데 운 좋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몸쪽 슬라이더를 때리려면 당연히 당겨칠 수밖에 없었고, 또 직구 타이밍에 나가다 걸려서 조금 앞에서 포인트가 맞았는데 그게 오히려 장타로 연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장 아쉬운 타구는 5회 기록한 중견수 뜬공이었다.
신재인은 "사실 다 아쉬웠지만, 중견수 뜬공이 조금 아쉬웠다. 2볼이었고, 내가 노리던 직구가 들어왔는데 내 힘이 부족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타석에서는 직구를 조금 더 라이너성으로 보냈어야 했다. 그래서 아쉽다"고 분명한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팀 사정이 되는 한 신재인을 경기에 내보내 보려고 한다. 박건우의 무릎 부상 관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신재인의 출전 시간이 달라진다. 박건우가 지명타자로 들어가면 맷 데이비슨이 1루수를 봐야 하기에 신재인은 물론 서호철도 들어갈 틈이 없다.
아직 만족은 없다.
신재인은 "사실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타석마다 홈런 치고, 안타 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내가 생각했을 때 조금 더 정타가 될 수 있는 타구들도 있는 것 같다. 조금 놓치는 공들도 몇 개씩은 있다. 또 너무 완벽하게 하려면 안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이중적인 생각이 자꾸 든다. 일단 수비 쪽에서 신인으로서 더 집중하려고 하는데, 수비에서 아직은 그렇게 큰 피해를 준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더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고 싶은 의지를 보였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