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삼성 김영웅이 자신의 슬라이딩으로 다칠 뻔한 KT 김민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넘어지는 순간에도 상대팀 후배의 부상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던 김민수의 모습 역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치열한 승부의 현장에서 두 선수가 함께 만들어낸 훈훈한 장면이었다.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KT가 2대0으로 앞선 7회초 1사, 김영웅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B2S에서 상대 투수 김민수의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아당긴 김영웅. 1루 쪽으로 향하는 땅볼타구에 1루수 김현수가 미트를 갖다 댔으나 공이 옆으로 흘렀고 2루수 김상수가 재빠르게 잡아 베이스커버를 위해 1루로 달려오는 김민수에게 송구했다.
이 순간 타자주자 김영웅은 몸을 날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다. 베이스를 손으로 터치하려는 김영웅과 공을 잡은 채 베이스를 찾으려는 김민수가 한순간에 뒤엉키며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두 선수 모두 큰 부상이 우려되는 순간이었다.
느린 그림으로 되돌아보면 상황은 더욱 아슬아슬했다. 공을 잡은 김민수는 땅에 뻗은 김영웅의 손을 스파이크로 밟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고 그 과정에서 그만 중심을 잃고 크게 넘어지고 말았다. 자칫하면 김영웅이 손을 크게 다칠 수도 있었던 위태로운 순간, 김민수의 순간적인 배려가 더 큰 부상을 막은 셈이었다.
크게 넘어지는 김민수의 모습에 김영웅도 적잖이 놀랐다. 슬라이딩을 마친 김영웅은 곧바로 사과의 말을 전했고 잠시 고통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던 김민수도 김영웅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이며 고통의 순간을 훌훌 털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훈훈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닝이 끝난 후 김영웅은 다시 김민수를 찾아가 재차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김민수도 흔쾌히 사과를 받아주며 격려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현수와 김상수도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치열한 승부 속에서도 빛난 두 선수의 배려와 매너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