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 자리가 없을 거 같았어요."
류지혁(32·삼성 라이온즈)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독한 다이어트'를 했다. 8㎏를 감량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날렵해진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살을 뺀 게 아니다. 체지방은 줄이고, 근육량은 유지했다. 웨이트와 유산소를 병행하면서 꾸준하게 운동을 한 결과였다.
시즌 초반 류지혁은 삼성 타선의 버팀목이 됐다. 김성윤 김영웅 구자욱 등 주축 타자가 대거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타율 4할3푼4리 2홈런 13타점 OPS 1.262로 맹타를 휘둘렀다. 15일 한화전에서도 3안타 활약을 펼쳤고, 삼성은 13대5 승리와 함께 1위로 올라섰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류지혁 활약에 "정말 잘해주고 있다. 시즌 초에 우리보고 '타격의 팀'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타격 페이스가 전반적으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런데 류지혁이 혼자 버텨줬다"라며 "투수들이 잘 막아주고, 류지혁이 후반 찬스 때 결정적인 타점을 올려줘서 이긴 경기가 많았다"고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은 류지혁의 초반 활약 비결로 체중 감량을 꼽았다. 박 감독은 "살을 8kg 정도 빼서 그런지 몸 스피드가 많이 좋아졌다. 타석에서도 회전력이 좋아지면서 스윙 스피드도 좋아졌다. 빠른 볼도 예전에는 먹히는 타구가 많았다면 지금은 이겨내면서 좋은 타구를 많이 생산한다"라며 "근육까지 빠지면 스피드가 더 안 나오는데 근육은 유지하면서 8kg을 뺐다. 나이가 들어 더 힘들텐데 본인이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걸 느끼고 깨우치면서 캠프 기간 동안 몸을 만든 게 대단하다. 그 효과가 나오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류지혁도 "가벼워진 건 있다"라며 "웨이트는 똑같이 하는데 유산소를 많이 늘렸다. 몸의 회전 같은 건 감독님께서 계속 이야기를 해주셔서 겨울에 레슨장에도 가서 준비한 것도 있다. 복합적으로 잘 되는 거 같다"고 했다.
비시즌 동안 지독하게 '체중과의 싸움'을 한 이유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함이었다. 지난해 류지혁은 전반기 83경기에서 타율 3할1리 1홈런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후반기 46경기에서는 타율이 2할2푼3리로 수직 하락했다.
류지혁은 "작년에 후반에 못한 건 실력도 있지만, 체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트레이닝 코치님과 대화를 하면서 근육량은 두고 체지방을 빼면서 근지구력을 늘리는 운동을 많이 하자고 했다. 마무리캠프도 가고, 스프링캠프에서도 똑같이 했다. 매일 두 시간은 뛴 거 같다. 또 '천국의 계단'도 많이 탔다"고 했다.
타격법도 손봤다. 그는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보려고 초등학교 후배가 하는 레슨장에서 연습을 했는데 올해 무라카미 코치님과 대화를 하면서 보정이 됐다. 요즘 데이터 야구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하라'가 아닌 '이런 연습 방법으로 해보자'라고 하셨는데 자연스럽게 교정이 되더라. 또 박한이 코치님이 내 성격을 잘 알다보니 많은 이야기도 해주셨다. 그 덕분에 잘 풀리고 있다"고 했다.
부상자가 쏟아지는 시기. 류지혁은 다시 한 번 활약을 다짐했다. 류지혁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일본인든 베스트 라인업이 있는데 그렇게는 한 시즌을 못치른다. 그런 과정 중에 있는 거 같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여기서 머무르다보면 내 자리가 없을 거 같더라. 매년 좋은 선수들이 들어온다. 그 중에는 나와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선수도 있다. 같은 스타일이면 어린 선수를 쓰기 마련이다. 이렇게 머무르면 더이상 내 밥그릇은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일단 시즌 출발은 구상대로 되고 있다. 류지혁은 "빠른 야구를 하면서 홈런이 아닌 2루타를 어떻게 하면 더 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는데 일단 시즌 초반이지만 잘 되고 있다"고 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