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가 초반부터 대형 암초를 만났다.
한화는 지난 14일과 1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이틀 마운드가 무너졌다.
14일에는 불펜진이 무너졌다. 선발 문동주는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6개의 안타와 4사구 5개가 있었지만, 실점을 하지 않으며 선발로 제몫을 해냈다. 그러나 불펜진에서 꾸준하게 4사구가 나오기 시작한 가운데 마무리투수 김서현이 무너졌다.
'난타'를 당했다면 볼배합 변화 등 다음 대책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4사구 7개를 쏟아내면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했다. 결국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7~9회 실점으로 5대6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한화가 내준 4사구는 18개. 1990년 LG 트윈스가 기록한 17개를 넘은 한 경기 최다 신기록이다.
경기를 마친 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그동안 (김)서현이가 어려움을 겪고 이겨내면서 올해는 한층 딱 서 있어야 하는데 어제는 마치 처음 던지는 투수처럼 하더라"라며 "(마무리투수 자리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3개의 세이브를 올린 김서현을 대신해 6주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온 잭 쿠싱이 마무리투수로 낙점됐다.
뒷문에 변화를 주니 이번에는 선발이 무너졌다. 15일 한화는 선발투수로 윌켈 에르난데스를 내세웠다. 지난해 33승을 합작한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빈 자리를 채워줘야 할 선수. 그러나 앞선 3경기에서는 모두 3실점 이상을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왔다.
15일 경기에서 에르난데스는 첫 타자 박승규를 삼진 처리하면서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볼넷과 2루타로 첫 실점을 했고, 9번타자까지 끊임없이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실점이 나왔다. 1회 타자 일순이 됐고, 박승규의 안타로 삼성은 역대 5번째 선두타자 전원 출루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결국 에르난데스는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고, 전날 9회 2사에 올라온 황준서가 등판했다.
1사 만루에서 등판한 황준서는 김지찬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줬지만, 이후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1회에만 7점을 준 한화는 2회말 3점을 뽑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5회 4실점으로 흐름이 삼성으로 넘어갔고, 결국 5대13으로 완패했다. 5연패에 빠진 한화는 6승9패로 롯데 자이언츠와 공동 7위가 됐다.
올 시즌 한화는 FA로 강백호를 영입하는 등 타선 보강에 힘을 썼다. '역대 최강 외인 듀오'라 불린 폰세와 와이스가 떠난 만큼, 타격이 살아나서 투수진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산이었다. 또한 지난해 타격으로 고생한 기억도 한몫 했다.
1년 전 한화는 타격이 좀처럼 터지지 않으면서 고전했다. 1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팀 타율은 1할8푼6리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1할대 타율이었다. 5승10패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팀 평균자책점도 5위로 전반적으로 전력이 올라오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마운드가 안정을 찾은 가운데 타격 사이클이 올라오면서 연승 행진이 이어졌고, 결국 정규시즌 2위와 더불어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일궈낼 수 있었다.
올 시즌 한화는 일단 '팀컬러 변신'에는 성공했다. 팀 타율 3위(0.278)를 기록하며 남부럽지 않은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 영입한 강백호는 타율 2할9푼2리 4홈런 OPS 0.884로 타선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특히 득점권 4할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거포' 노시환이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이도윤이 그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고 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불안한 점은 마운드가 생각보다 많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에르난데스의 7실점 이전까지 한화 선발 평균자책점 4위(4.01) 리그 평균 정도는 했다. 그러나 불펜 평균자책점이 9.05로 압도적 최하위에 머물렀다. 초반 넉넉히 점수를 뽑아도 언제 실점이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경기를 하게 됐다.
1년 전 꼴찌로 시작해 2위로 올라선 경험이 있는 만큼, 포기는 이르다. 그러나 투수의 각성은 반드시 이뤄져야할 과제로 남았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