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형이 왜 거기서 나와?'
경기 전 그라운드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2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전. 수비 훈련에 나선 한화 강백호가 1루 베이스를 향해 송구하려다 흠칫했다. 베이스 위에 우뚝 선 사람은 다름 아닌 '괴물' 류현진이었다.
평소 마운드에서 타자들을 압도하던 KBO 최고의 좌완이 이날 만큼은 글러브를 끼고 1루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타구를 받아내던 강백호의 표정이 1루 쪽을 바라보는 순간 사뭇 진지해졌다.
'행여나 송구 실수라도 나오면 어쩌나….' 부담백배. 평소보다 한 박자 더 신중하게 공을 빼드는 손끝에 조심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토스 하나하나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 강백호는 공을 살짝 띄우듯 부드러운 언더토스로 류현진의 글러브에 정확히 꽂아 넣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류현진은 후배의 마음 씀씀이가 귀여웠는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수비훈련을 마친 강백호는 류현진에게 90도 폴더인사로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1루에 있던 류현진의 발걸음이 타격 훈련이 펼쳐지던 배팅 케이지로 향했다. 타석에 선 노시환은 류현진의 등장에 흠칫 놀란 듯 눈치를 살피며 타격연습을 이어갔다.
계속되는 '괴물'의 무언의 응원. 배팅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던 노시환은 이내 마음을 다잡은 듯 연신 담장을 향해 큼지막한 타구를 쏘아 올렸고 그 모습에 동료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자신의 훈련이 끝난 뒤에도 후배들의 훈련을 묵묵히 지켜보며 무언의 응원을 전한 류현진의 모습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