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벌써 2개차, 손주영은 과연 세이브왕이 될 수 있을까 없을까.
LG 트윈스가 순항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열렸던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다 잡은 위닝 시리즈 기회를 날리며 주춤하나 했지만, SSG 랜더스 3연전 스윕에 롯데 자이언츠 3연전도 2승1패 우위를 점했다.
2위 KT 위즈에 2경기차 1위. 한 때 함께 1위 경쟁을 하던 삼성 라이온즈와는 승차를 4경기까지 벌렸다. 염경엽 감독은 "겨우 버티고 있다"며 엄살 아닌 엄살을 피우지만, LG는 최근 2번의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야수든 투수든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를 푸는 능력이 발휘되니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최근 상승세의 중심에는 염 감독의 손주영 마무리 전환 카드가 있었다. 손주영은 리그를 대표하는, 떠오르는 좌완 선발 요원. 하지만 마무리 유영찬의 부상 이탈과 고우석(디트로이트)의 복귀 무산으로 인해 공백이 생긴 마무리 자리에 염 감독은 손주영이라는 파격을 선택했다. 부상에서 복귀하는 시점이었기에, 선발 빌드업이 완벽하지 않았다면 마무리로 나가며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진통이 있었다. 뛰어난 투수라면 선발로 나가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돌아주는 게 팀에 가장 좋은 효과를 미친다. 손주영은 10승 이상이 보장된 투수인데, 이 투수를 마무리로 쓴다고 하면 당연히 이를 곱게 보지 않는 시각도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손주영이 경이적인 행보를 이어가니, 이제 '왜 손주영 마무리 시켰느냐'는 말은 쏙 들어갔다. 손주영은 5월9일 한화 이글스전 첫 경기 노디시전 이후 14경기 1승13세이브를 기록중이다. 5월24일 키움 히어로즈전이 승리로 기록되지 않고, 세이브였다면 14경기, 전 경기 세이브 기염을 토할 뻔 했다.
세이브 타이틀 경쟁도 지각변동이다.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선두 주자가 없었다. 김재윤(삼성) 박영현(KT)가 15개로 공동 1위. 그런데 어느새 손주영이 13개로 단독 3위가 됐다. 단 2개 차이다. 최근 LG의 경기력과 승수, 손주영의 파괴력을 보면 조만만 역전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언급한 두 사람은 평균자책점이 3점대인 것과 달리, 손주영은 1.04를 찍고있다. 세이브는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팀이 이겨 투수에게 기회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김재윤, 박영현도 세이브를 늘릴 수 있다. 삼성은 3위, KT는 2위.
하지만 손주영이 세이브왕이 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 실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다. 손주영은 원래 선발 투수이기 때문이다.
LG는 최근 송승기가 담 증세로 2군에 내려갔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 치리노스가 퇴출되고 불펜 리오스가 오며 선발 두 자리가 구멍이다. 그래서 당장 이번 주 장현식과 이정용이 선발로 등판한다. 이정용이야 선발이 가능한 투수지만, 장현식은 전형적인 불펜 요원.
결국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돌리기 위해서는 손주영이 선발로 복귀해야 한다. 또 가장 중요한 건 포스트시즌이다. 톨허스트 외에 상대를 압도할 거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결국 손주영이 돌아와야 우승도 가능해진다.
다행히 리오스가 160km가 넘는 초강력 속구를 뿌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마무리를 맡겨도 충분할 듯. 다만, 염 감독은 지금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리오스에게 적응의 시간을 줄 수 있게 당분간은 손주영을 마무리로 두고 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언젠가는 선발로 돌아갈 거라 보는 시각이 많다. 그래서인지, 손주영에게 롯데와의 2연전 연속 멀티 이닝을 소화하게 했다. 추측이지만, 어느정도 경기 투구수를 확보해놓는 전략일지도 모른다.
만약 손주영이 선발로 돌아가게 된다면, 세이브왕은 당연히 힘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염 감독이 뚝심으로 밀고 나가 시즌 끝까지 마무리를 한다면, 마무리 업계 대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