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빠른공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고 상대했다. 방망이가 나가다가 어떻게 걸려서 운좋게 안타가 됐다."
결승타의 주인공치곤 표정이 도통 풀리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결승타의 비결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KIA는 17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5대4, 1점차 진땀승을 거뒀다. 전날에 이어 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가 나란히 2연패한 덕분에 4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김도영은 2-2로 맞선 8회말 무사 2루에서 LG 새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의 143㎞ 슬라이더를 통타, 3유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쳤다. 2루주자 김호령이 홈을 밟으며 결승점이 됐다. 다만 KIA는 다음타자 나성범의 투런포로 5-2까지 차이를 벌렸고, LG가 9회초 2점을 따라붙어 최종 스코어는 5대4였다.
리오스는 말 그대로 광속구 투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61㎞,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최고 140㎞대 후반을 찍는다. 이날도 159㎞ 직구, 160㎞ 투심, 148㎞ 슬라이더를 던져댔다.
하지만 이날은 패전투수의 운명이었다. 8회말 등판하자마자 첫 타자 김호령이 159㎞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2루타를 쳤고, 김도영의 적시타가 나왔다. 나성범도 158㎞ 직구를 때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쁘다. 팀 승리를 위해 필요한 점수를 만들 수 있어 의미있는 경기였다"고 답했다. 하지만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있었다.
"이전 타석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그 타석에만 집중했다. 직구에 타이밍을 맞췄다. 스윙이 늦으면 아무것도 안될 것 같았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존에 들어오는 공은 반응해야한다고 생각했다. 3구째 변화구가 들어오는걸 봤고, 타아밍 맞게 배트를 냈더니 운좋게 걸려서 안타가 됐다. 마침 코스가 너무 좋았고, 유격수 자체가 중견수 방향에 있어서 (타구 방향에)수비수가 없었다."
전날 오스틴과 나란히 20호 홈런을 친 김도영이다. 오스틴은 김도영의 홈런을 보며 "왠지 칠 것 같았다.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김도영도 "따로 이야기를 한 적은 없고, 멀리서 바디랭귀지로 대화해본 게 전부다. 그래도 정말 영광스럽다"고 화답했다.
KIA가 한창 하락세를 타는 와중에 김도영 역시 압도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도영은 "이렇게 안 풀리는 시기가 있다. 오늘은 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줘서 좋은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했다.
"지금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좋은 감각을 꾸준히 유지하진 못하고 있어 아쉽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요즘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
김도영은 주춤한 팀의 상승세에 대해 "앞으로 중요한 경기가 많이 남았다. 10위 팀도 1위 팀을 잡을 수 있는게 야구"라며 "내가 잘해야한다. 내가 잘해야 팀이 올라갈 수 있다. 항상 자신있게 매경기 임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올시즌 타격감이 좋았던 적이 한번도 없다. 내가 빨리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