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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93 외인 ABS 대충격→감동 부활 스토리...그런데 1m96 이 선수 때문에 민망?

입력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08/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08/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힐리어드에게는 조금 미안한데, 레이예스가 있으니...

KT 위즈 외국인 타자 힐리어드의 부활 스토리가 화제다. 올시즌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 현란한 타격을 보여주던 힐리어드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기점은 지난 5일 SSG 랜더스전. 9회 동점 찬스 힐리어드는 조병현의 높은 포크볼을 지켜봤다. 손에서 빠진 실투. 그런데 그게 삼진 판정을 받았고, 이강철 감독은 "야구가 아니다"라며 격분했다.

ABS 때문이다. 타자 키를 측정해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한다. 힐리어드의 키는 무려 1m93이다. 그러니 존이 상-하로 높아질 수밖에 없기는 하다. 하지만 도저히 칠 수 없는 높낮이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돼버리니, 제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멘탈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낮은 공이 하도 잡히니, 거기에 집착해 방망이가 나가고 계속 범타다. 그렇게 밸런스가 무너져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와 LG의 경기. 5회 1타점 적시타 날린 KT 힐리어드.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4/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와 LG의 경기. 5회 1타점 적시타 날린 KT 힐리어드.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4/

힐리어드는 16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이 감독을 찾아 대뜸 "죄송하다"고 했다. 6월 들어 뚝 떨어진 타율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ABS 신경쓰지 말고, 네가 노리는 공만 쳐라.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하라"고 따뜻하게 격려했다.

감독의 응원이 진짜 힘이 된 건가. 힐리어드는 그날 곧바로 결정적 투런 홈런을 쳤다. 17일 두산전에서도 4안타 1볼넷 1도루 엄청난 활약을 했다.

그런데 정말 힐리어드에게만 너무 불리한 걸까. 미안한 얘기지만, 이 선수가 있으니 계속 불만을 표시하기에도 민망하다. 그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

레이예스는 프로필상 키가 1m96으로 힐리어드보다 3cm 오히려 크다. ABS가 웅크린 타격 자세, 임팩트 순간 등을 캐치해 존을 설정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있는 키에 스파이크 3cm를 단순하게 더한 것이다. 그러니 이론적으로 레이예스의 존이 힐리어드의 것보다 넓어야 한다. 두 사람이 비슷한 존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될텐데, 문제는 레이예스는 너무 잘 친다는 것. 올시즌 17일까지 성적이 타율 3할5푼5리 10홈런 49타점이다. 타율 전체 2위, 안타 3위의 훌륭한 성적.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3회초 투런홈런을 날린 롯데 레이예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3/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3회초 투런홈런을 날린 롯데 레이예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3/

결국 존 문제만이라고는 할 수 없을 듯. 레이예스는 KBO리그 3년차로, 공교롭게도 ABS가 시작될 때부터 한국 생활을 시작해 이제 완벽한 적응 단계이기는 하다. 또 두 사람의 스윙 스타일이나,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능력이 이 리그에 더 잘 맞나 아닌가로 성적이 갈릴 수도 있다.

어찌됐든 레이예스가 존 문제로 얼굴을 찌푸리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힐리어드도 존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정복 방법을 차분히 연구하는 게 현명한 선택. 첫 시즌이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고, 지지하는 감독이 있기에 마음 편히 야구를 해도 될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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