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 아들 어떡하지? 요즘 뼈만 남았더라."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후배를 바라보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나성범은 17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홈런 2방을 쏘아올리며 5대4 진땀승의 주인공이 됐다. 146㎞ 직구를 초구에, 158㎞ 직구를 2구에 때려 담장을 넘기는 근육질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나성범 개인에겐 2025년 3월 25일 광주 키움전 이후 449일만의 멀티 홈런 경기. 나성범은 "앞서 (김)도영이가 적시타를 쳐서 역전한 상황이라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쳤다. 사실 김도영 적시타보다 그 앞에 김호령 2루타에 더 놀랐다. 요즘 (김)호령이가 정말 잘 친다"며 웃었다.
하지만 나성범과 부자 케미를 이루는 '히트상품' 박재현은 슬럼프가 깊다. 이날 모처럼 안타를 친게 무려 14타석만의 안타였다. 1할을 밑돌던 6월 월간 타율이 간신히 '1할2리(49타수 5안타)'로 올라왔다.
경기 후 만난 나성범은 박재현 이야기가 나오자 "난 내 밥그릇 챙기기 바빠서"라며 난감해했다. 1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04로 외국인 타자 없는 팀을 이끌고 있지만, 책임감이 막중한 입장이다.
그는 "풀타임으로 뛰는게 처음 아닌가. 잘하면 괜찮은데 못할 때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문제다. 나도 그 나이?? 정신없이 훈련만 했다"고 돌아봤다.
박재현 역시 뒤를 돌아보지 않고 훈련량만 늘려 땀흘리기에 매진한다고. 이범호 KIA 감독은 박재현이 첫 풀타임이다보니 체력 안배를 못하는게 문제라고 진단한 바 있다. 때문에 리드오프에서 타순을 7~9번으로 내리되, 실전에는 계속 출전시키고 있다. 지금은 어린 선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기보단 실전에서 이겨낼수 있도록 밀어부칠 때라고 보기 때문이다. 경기전 박재현을 따로 만나 1대1로 타격을 지도하기도 했따.
가끔은 머리를 식히거나 방향 전환을 할 필요도 있다. 어디에 어떻게 힘을 쏟느냐도 문제다. 나성범은 "시간이 지나면 노하우가 생긴다. 잘 안 풀리면 좀 쉬기도 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재현이가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요즘 뼈만 남았다. 너무 말랐더라. 쉬는날 내가 많이 먹여야겠다. 좀 잘했으면 좋겠다."
나성범의 격려가 박재현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박재현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KIA는 김도영과 박재현, 성영탁 '미필 3총사'가 출격하는 만큼, 박재현의 어깨는 더 무겁다. 슬럼프 탈출이 절실한 이유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