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계약을 공식 마무리 지은 한국의 '특급 유망주' 엄준상(18)이 피닉스 현지 언론과 만나 메이저리그 무대를 향한 당찬 포부와 입단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엄준상은 지난 17일(한국 시간) 애리조나 구단 한국 담당 스카우트 카일 리의 통역을 통해 피닉스 현지 매체들과 첫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6피트 1인치(약 185cm), 205파운드(약 93kg)의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엄준상은 고교 시절 마운드에서 최고 시속 95마일(약 153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동시에 유격수 미트를 끼고 활약한 초고교급 야수다.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상위권 지명이 확실시됐으나, 메이저리그 직행이라는 원대한 도전을 선택했다.
미국 현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부분은 역시 그의 '투타겸업(이도류)' 지속 여부였다. 이에 대한 엄준상의 답변은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이었다.
엄준상은 "투타겸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은 유격수 포지션에만 온전히 집중할 생각"이라며 "개인적으로 유격수 수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포지션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다만 투수 복귀 가능성을 아예 닫아둔 것은 아니다. 엄준상은 "만약 야수로서 먼저 확실하게 성공을 거둔 후라면, 그때 내 몸 상태가 어떤지 분명히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며 "다시 마운드에 설지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속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단과의 합의가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리조나의 토레이 로불로 감독 역시 엄준상의 재능을 인지하고 있으나, 당장은 야수 육성에 무게를 뒀다. 로불로 감독은 "그가 아주 좋은 어깨를 가졌고 투수로도 뛰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주로 유격수로 바라볼 것이다. 아직 투구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 엄준상이 우리 시스템에 합류하면 기본적으로 유격수로서 관찰되고, 평가받고, 육성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지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엄준상은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갖춘 타격 스타일에 성장에 따라 파워까지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는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수비에서는 유격수로서 최고 수준의 수비 범위와 강한 송구 어깨를 자랑한다.
본인의 장점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엄준상은 기술적인 부분 외에 '멘탈'을 꼽았다.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많은 리더십을 보여주는 편이고 에너지도 넘친다"며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고 이끄는 것을 좋아한다. 팬들이 나를 단 한 번만 보더라도 뇌리에 강하게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실 엄준상은 처음 애리조나의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의 뜻을 밝혔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애리조나 구단에 가지 않겠다고 거절했었다. 하지만 다음 날 경기 직전까지 구단의 제안과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카일 리 스카우트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계약하겠다고 말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기에 부모님과 많은 상의를 거쳤고, 지금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
엄준상은 아직 치러야 할 고교 주요 대회들이 남아있고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마이너리그 시스템 합류는 한국의 졸업 시즌이 지난 2027년 2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애리조나의 핵심 선수들의 하이라이트를 자주 챙겨봤다는 엄준상은 구단의 주축 내야수들인 놀란 아레나도(, 헤랄도 페르도모, 케텔 마르테 등을 언급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특히 야수진의 핵인 코빈 캐롤을 향해 엄정을 치켜세웠다. 엄준상은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를 존경하지만 특히 코빈 캐롤을 좋아한다. 그라운드 위에서 정말 매 경기 매 순간 허슬 플레이를 펼치고, 야구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캐롤의 플레이를 보면서 나 역시 빅리그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는다"고 전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 엄준상은 애리조나 빅리거들의 타격 훈련을 직접 참관하고 선수들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엄준상은 활짝 웃으며 " 오늘은 내 인생에서 단연 가장 흥미진진한 날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실제로 보고 만나서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정말 재밌었고, 앞으로가 너무나도 기대된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