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하성이 팬들의 야유까지 듣는 신세가 됐다. 월트 와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도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김하성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올리는데 그쳤다. 전날 우천으로 서스펜디드가 선언돼 이날 재개된 경기에서 애틀랜타는 2대7로 패했다.
이어 벌어진 본경기에서 김하성은 7회 유격수 대수비를 출전했고 타격할 기회는 오지 않았다. 시즌 타율은 0.085(59타수 5안타), OPS는 0.267로 각각 하락했다. 연봉 2000만달러를 받는 선수의 민망한 방망이 실력이다.
김하성이 홈팬들의 야유를 들은 것은 첫 경기에서다.
김하성은 2-5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샌프란시스코 좌완 선발 로비 레이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6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스리볼에서 스트라이크 2개를 보낸 뒤 유인구에 당한 것이다.
지역 매체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 채드 비숍 기자는 이날 자신의 SNS에 '두 번째로 삼진을 당한 김하성은 애틀랜타 더그아웃 위에서 경기를 관전하던 수많은 팬들이 쏟아내는 야유를 들어야 했다'며 '그는 타율이 0.085로 떨어졌고, 최근 27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와이스 애틀랜타 감독은 이날 두 경기를 모두 패한 뒤 비숍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하성의 부진에 대해 "선수들이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비법이나 다른 것은 없다"며 "김하성이 매일 훈련은 한다. 여러번 대화도 나웠다. 스스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진한 것이 맞다.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실망스럽지 않겠나. 그러나 난 계속 상황에 따라 출전시켜 그가 나아질 방법을 찾을 지 보겠다. 다른 선수들 역시 출전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하성 스스로가 슬럼프를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고연봉 선수라고 해서 출전 기회를 보장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애틀랜타 주전 유격수는 마우리시오 두반이다. 그는 지난달 초부터 외야수를 겸하고 있고, 호르헤 마테오가 번갈아 유격수로 출전한다. 양 리그를 합쳐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틀랜타가 굳이 자리를 마련해주면서까지 김하성을 쓸 이유는 없다.
애틀랜타로서는 김하성의 유틸리티 능력을 활용해 2루와 3루 백업으로 기용할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굳이 그에게 기회를 줄 필요는 없다. 특히 애틀랜타는 2루수 아지 알비스와 2루수 오스틴 라일리의 위상이 굳건하다.
김하성은 지난해 12월 애틀랜타 1년 20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2024년 말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작년 여름 복귀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다 웨이버 조치를 당한 뒤 9월 애틀랜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애틀랜타에서 24경기에서 타율 0.253, 3홈런, 12타점, 14득점, OPS 0.684를 올리며 부활 조짐을 보인 덕분에 시즌 후 FA 시장에서 애틀랜타와 재계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초 빙판길에서 넘어져 손가락이 골절되는 어처구니 없는 부상을 입어 시즌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하성은 올시즌 후 다시 FA 시장을 노크할 예정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찾는 팀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7년 1억5000만달러급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