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파격적인 드래프트 개편안을 제안했다. 최근 미국행 러시가 펼쳐진 한국 고교 유망주들도 영향을 받게 될 해외 드래프트도 함께 제안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와 'ESPN' 등은 19일(이하 한국시각) "MLB가 메이저리그 선수협회(MLBPA)가 새로운 단체 협약(CBA)을 협상 중이다. MLB는 최근 신인 드래프트, 해외 드래프트와 관련한 대대적인 개혁안을 제안했다. 가장 주목할만 한 부분은 고교 선수들의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없애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LB는 미국 국내 선수 드래프트 신청 최저 연령을 만 20세로 상향 조정하고, 드래프트를 기존 20라운드에서 12라운드로 줄이며 아마추어 계약금 규모를 50% 가까이 줄인 총 2억달러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안이 통과되면 2027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12라운드로 진행되고 2억 달러의 계약금 총액이 주어진다. 또 2028년부터는 해당 연도 9월 1일 기준으로 만 20세 이상 혹은 고교 졸업 후 최소 2년이 지난 선수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고졸 선수가 드래프트에 바로 참가할 길이 사라지는 셈이다.
또 국내 드래프트를 대폭 줄이면서 지명 순서대로 계약금을 일괄적으로 정해진 금액만큼만 지급하는 것을 포함했다.
여기에 4년전 MLBPA와의 협상이 끝내 결렬됐던 '해외 드래프트'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를 제외한 해외 아마추어 선수들을 자유 계약이 아닌,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하고 기존 만 17세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연령을 1년 상향한다. 또 해외 드래프트도 국내 드래프트와 동일하게 12라운드, 최대 2억달러씩 사이닝 보너스풀을 갖게 된다.
해외 드래프트가 해당 내용대로 도입되면, 한국 아마추어 유망주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약금에 있어서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총액이 줄어드는만큼 KBO리그 직행이 아닌 미국 무대 도전의 장점이 확실히 사라지는 셈이다.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쿠바 등 중남미 국가에서 배출하는 유망주의 숫자를 감안했을때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지금보다 소극적으로 아시아 유망주 선발에 나설 확률이 크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지난해 국내 신인 선발에 약 4억2200만달러, 해외 아마추어 선수 영입에는 약 1억9700만달러의 계약금을 사용했다. 올해도 팀들은 6억달러에 가까운 계약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MLB 사무국이 제시한대로라면, 구단들은 최소 2억달러 이상을 아낄 수 있게 된다. 불필요한 계약금 지출을 줄이고 확실하게 뽑을 선수만 뽑게끔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MLB는 성명을 통해 "지난 몇년 동안 대학 야구는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대학 연령대 선수를 중심으로 드래프트 시스템을 만들고, 또 대부분의 대학 선수들에게 1년 '얼리'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더 많은 선수가 대학 교육과 엘리트 육성 환경을 부여받으면서도 프로에 더 빨리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MLBPA는 즉각 반발했다. MLBPA는 성명을 내고 "야구에 전혀 좋지 않다. 다음 세대 선수들을 무력화시키고 우리 리그의 미래를 손상시킨다"고 반박했다.
MLBPA는 "고등학생과 주니어 대학 선수를 금지하는 것은 기본적인 선수 권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역시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롭 맨프레드)커미셔너실은 모든 메이저리그 프랜차이즈, 육성 직원, 코치 및 스카우트 직원들에게 인재를 선택하고 육성할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 못을 박았다. 매우 나쁜 사업(bad business)"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MLB가 드래프트 선수를 줄이면, 장기적으로 마이너리그팀들이 줄어들고 축소되는 현상을 겪을 것이라 보고 있다. MLB 사무국이 "각 마이너리그팀들은 2030년까지 계약을 맺고있고, 현재 120개인 마이너 팀들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지에서는 믿지 않는 분위기다.
MLB는 해외 드래프트를 통해,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등에서 만연한 만 16세가 되지도 않은 어린 선수들을 미리 구두 계약으로 잡아놓는 것 등의 불법 행위들을 근절하겠다는 목적이다. MLB는 "묵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국제 아마추어 시스템을 개혁해야 할 때가 지났다"면서 "부패의 근원을 해결하는 상식적인 진전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나치게 어린 선수들을 구두 계약으로 은밀히 영입하고, 선수들이 트레이닝을 위해 사비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또 일부 회사들이 유망주들의 미래 연봉을 나눠받는 조건으로 선수와 그의 가족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준 후 추후 돈을 강탈하다시피 하는 거래를 금지하는 것도 이번 조치의 일환이다.
MLB는 MLBPA와 이미 샐러리캡 도입과 관련한 갈등을 빚고 있다. 노사 협약이 올해 12월 1일 만료되는 가운데 이미 직장 폐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정도로 갈등의 골이 좁혀지지 ?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MLB가 드래프트와 관련한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면서 양측의 합의점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