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결과가 좋지 않아도 항상 더 자신있게, 공격적으로 던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1년 내내 그렇게 던지다보니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다."
코칭스태프의 결단과 격려가 주저앉았던 52억 FA를 일으켜세웠다.
장현식은 '선두' LG의 4선발로 선택받았다. '불펜에서 부진하니까 선발로 써보자'라는 발상의 전환이 통했다. 2번의 롱맨 등판에서 투구구 50개로 4이닝, 4⅔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 60개'를 마지노선으로 삼은 첫 선발등판에서 역시 4⅔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장현식은 "21명의 타자를 상대로 공 61개를 던졌다. 한 타자당 3개꼴인데, 적게 던질수록 야수들도 수비 집중력이 좋아진다고 하더라. 나도 마음이 편했다. 투수는 부담을 갖고 어렵게 가다가 몰리는게 더 힘든 것 같다"고 지난 투구를 돌아봤다.
장현식의 선발 출격이 처음은 아니다.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에서 30경기나 선발로 나간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후 불펜으로 전향했고, KIA에서 호평받으며 LG로 이적할 수 있었던 건 '불펜' 장현식의 가치를 인정받은 덕분이었다. 지난 17일 선발등판은 2020년 KIA 시절 이후 무려 2059일만이었다.
숨겨졌던 선발 재능을 깨달은 모양새. 장현식은 "5이닝은 못 채웠지만,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은 100% 다한 경기였던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준비 잘해서 더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래 연습 때도 많이 던지면서 몸을 푸는 스타일이라 (김광삼)코치님이 눈여겨보신 것 같다. 결과가 안 좋았을 뿐이지 어디 아픈데가 있는 건 아니다. 불펜투수로 좋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자주 등판하면서 많이 던져야 더 좋은 느낌을 받곤 했다. 선발을 맡으니 컨디션 관리하기도 좋고, 오히려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하나하나 스텝업하는 기분이라 즐겁다."
불펜에서 부진한 투수를 선발로 돌린다는 건 모험이자 발상의 전환이다. 이에 대해 염경엽 LG 감독은 "성적과 별개로 선발은 되는 투수가 있고 안되는 투수가 있다. 기본적인 지구력도 뒷받침돼야하고, 던지는 메카닉이 좋아야한다. 장현식은 그런 투수"라며 "불펜에서 잘 던져도 선발로 쓰면 안되는 투수가 있다. 상하체에 힘을 분배하는 기본기가 갖춰진 선수만 선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든 살려서 쓰고 싶은 투수라 고민이 많았다. 피칭디자인에도 여러가지 변화를 줬고, 불펜투수지만 체력이 굉장히 좋은게 눈에 띄었다. 이렇게 자신감을 찾으면 언제든 다시 불펜으로 돌아와도 새로운 승리조 역할을 해줄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선발 전환이 장현식에겐 여러모로 특효약이었던 모양새. 그는 "그동안도 결과에 비해 많은 기회를 받았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서 "짧게 던질 때는 힘으로 찍어누르는,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는데, 아무래도 많은 공을 던져야하다보니 일정한 투구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마음도 편안하고, 더 공격적인 피칭도 가능해졌다"고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불펜이 진짜 쉬운 보직이 아니다. 선발을 해보니 불펜이 확실히 더 어려운 것 같다. 불펜으로 롱런하는 투수들은 진짜 대단한 선수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등판 당시 첫회 투구수 4개, 아웃카운트 5개를 잡는데 8개의 공만 던졌을 만큼 효과적인 투구수 관리가 돋보였다. 결과적으로 사령탑의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었다. 장현식은 "후회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맞아도 초구에 맞고, 아니면 1구로 끝낸다는 마인드로 던졌다. 오히려 '너무 적은가?' 의심을 가졌다가 흔들렸다"며 아쉬워했다.
"과거는 잊었다. 자부심, 자만심 그런 마음은 다 잊어버리겠다. 선발투수로서의 지금에 집중하겠다. 등뒤의 수비, 특히 (절친 신민재를 가리키며)생색내지 않는 고마운 선수들을 믿고, 힘 닿는 데까지 던질 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