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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코치 괴롭힌 보람이 있네' AG 국대 2루수로 컸다 "신기할 정도로…"[창원 인터뷰]

김형준의 태그를 피해 홈을 터치하는 정준재. 사진=TVing 중계 화면 캡쳐
김형준의 태그를 피해 홈을 터치하는 정준재. 사진=TVing 중계 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력은 끝내 배신하지 않는다. 올해 정준재가 그 사실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SSG 랜더스 정준재는 지난 2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센스있는 득점으로 팀의 완승을 견인했다. 이날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정준재는 8회초 1사 3루 찬스에서 김진호를 상대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린데 이어, 박성한의 안타때 1루에서 홈까지 들어왔다. 발 빠른 정준재지만, NC의 우익수는 강견 박건우. 박건우가 공을 잡아 홈으로 정확하게 송구했고 타이밍상 아웃이 될 수도 있었지만, 몸을 뒤틀며 포수 김형준의 태그를 절묘하게 피해 홈플레이트 터치에 성공했다. SSG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점수였다. 최종 스코어 7대3으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경기 후 만난 정준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도루 그린라이트 사인이 났다. 근데 뛰자마자 성한이형 안타치는 것을 봤다. 코스가 안타겠구나 싶어서 타구 확인하고, 그다음에 바로 2루 베이스를 밟고 3루까지 뛰었다. 거기서부터 뛰는데 탄력이 붙었다"면서 "무조건 홈까지 간다는 생각이었다. 타구 자체가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어서 (주루 코치)동화 코치님을 계속 봤는데 팔이 빠지도록 계속 돌리시더라. 무조건 가야겠다 싶어서 이 악물고 뛰었다"며 웃었다.

정준재는 "뛰다가 중간쯤 확인을 했는데,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바로 머릿 속으로 어떻게 잘 피해볼까 생각하면서 들어가며 피했는데 운 좋게 생각대로 됐다"며 기뻐했다.

21일 창원 NC전 종료 후 인터뷰하는 정준재. 사진=나유리 기자
21일 창원 NC전 종료 후 인터뷰하는 정준재. 사진=나유리 기자

프로 3년차인 올해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고민과 의심이 더 많았다. 팀 사정상 주전 2루수로 뛸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빨리 잡았지만, 수비와 공격에서 연달아 실수가 나오면서 회의론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정준재의 시즌 타율은 2할4푼5리. 후반기 살아나며 상승했지만, 거의 막판까지도 2할3푼대에서 허덕이며 힘든 시행착오를 겪었다. 막판 4타석 정도가 부족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채웠더라도 리그 최하위권 타율이었다. 빠른 발과 낮게 깔리는 슬라이딩 센스로 도루왕에 도전해볼 수 있는 재능을 갖췄지만, 일단 출루가 이뤄지지 않으니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많이 준비했다. 작년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때도 정준재는 집중 관리 대상이었고, 올해 스프링캠프도 마찬가지였다. 훈련양이 가장 많은 선수 중 한명이었고, 독하게 그 모든 훈련양을 소화해냈다. 이숭용 감독도 그런 정준재를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정준재는 캠프 기간 뿐만 아니라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휴식기에도 매일 개인 훈련을 하면서 임훈 타격코치에게 하루도 빠짐 없이 메시지로 스윙 영상을 보냈다. 코치에게 영상을 보내면서 "말씀하신대로 하고 있는데 이게 맞습니까?", "이렇게 쳐보니 느낌이 확실히 다릅니다" 이런 식으로 매일 피드백을 받았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타격하는 SSG 정준재.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7/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타격하는 SSG 정준재.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7/

그냥 얻는 결과는 없다. 지난해에는 스스로도 납득하기 힘든 실수들이 여러 차례 나왔었고, 코칭스태프나 선배들에게 정신 차리라며 혼나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독하게 마음먹고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정준재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신기할 정도로 많이 칭찬을 듣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공수주에서 확실히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시즌 초반에는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또 안맞길래 의심을 했다"는 그는 "왜 안되지? 이게 아닌가? 했는데 코치님들을 믿고 하니까 좋아지고 있다. 최근에도 사실 스윙이 안되는 느낌이 있어서 코치님께 여쭤봤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자신감만 가지고 공보고 공치기 하자 라고 생각하니까 조금씩 맞아나가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가 기뻤던 이유는 정말 오랜만에 팀이 연승을 했기 때문이다. 13연패 악몽의 5월을 시작으로 SSG는 현재 9위로 처져있다. 정준재는 "또래 형들이랑 너무 신경쓰지 말고 하던대로 하자. 선배님들 믿고, 우리는 우리끼리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된다. 너무 의식하지 말자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다"며 팀의 상승을 고대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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