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의 간절한 바람이 통한 걸까. 단기 대체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KIA의 연장 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멕시코리그로 돌아간 가운데 카스트로가 180도 달라져 돌아왔다.
KIA는 올 시즌 카스트로와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계약했다. 카스트로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매우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타자. 콘택트 능력이 빼어나 새로운 리그에도 쉽게 적응할 것이란 기대가 컸는데, 오히려 너무 잘 맞히다 보니 나쁜 공도 때리면서 타구의 질이 떨어졌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23경기에서 타율 2할5푼(88타수 22안타)에 그쳤다. 명성에 조금도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카스트로의 빈자리를 채운 아데를린은 위협적이었다. 32경기, 타율 2할6푼4리(121타수 32안타), 10홈런, 31타점, OPS 0.862를 기록했다. 배트에 맞으면 넘어간다는 위압감이 있었고, 아데를린이 합류한 이후 중심 타선이 살아나는 효과도 분명히 있었다.
다만 풀타임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아데를린이 카스트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 KIA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일단 카스트로가 복귀 준비를 완전히 마칠 때까지 아데를린과 연장 계약을 하려고 했는데, 개인사를 이유로 아데를린이 거절했다. 멕시코로 돌아간 아데를린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KIA에서 6주를 긍정적으로 되돌아봤다. 아데를린으로서도 아쉽게 개인사가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KIA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고, 지난 13일 아데를린이 떠나고 카스트로가 복귀하지 못한 5일 정도 극심한 팀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카스트로의 타격이 부상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다른 해결책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카스트로는 구단에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한 이유를 복귀하자마자 증명하기 시작했다. 4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OPS 1.032를 기록했다. 이중 2경기에서 결승타를 장식했고, 1위 LG 트윈스와 2위 KT 위즈 마운드를 두들긴 결과라 더 인상적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카스트로를 1루수로 기용하기로 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관리가 필요해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이유도 있고, 1루수 오선우와 박상준이 모두 부상으로 자리를 비워 확실한 주전이 없는 상황도 반영이 됐다. 외야는 박재현이 등장하면서 카스트로를 좌익수로 쓰는 게 오히려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KIA가 100만 달러를 투자했던 그 카스트로가 드디어 나타난 듯하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