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카메론 뻘쭘하겠네.
어려운 결단을 내렸는데, 그 효과가 확실하게 나와버렸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듯 하다.
두산은 24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대2 완승을 거뒀다. 4연패 탈출. 5위 탈환.
선발 최민석이 6이닝 무실점 완벽한 투구를 해준 게 큰 승인이었지만, 이번 경기는 타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개의 안타가 터졌다. 홈런도 2개가 있었다. 영양가 만점이었다. 2회 김민석의 선제 솔로포, 3회 박준순의 달아나는 투런포가 적시에 나왔다.
선발로 나온 선수들 모두 골고루 잘 쳤다. 1번 정수빈 4안타를 시작으로 류승민과 안재석이 3안타씩을 합작했다. 박준순, 김민석, 오명진, 윤준호 멀티히트.
두산은 이 경기 전 치른 최근 7경기에서 한 경기 최다 득점이 3점일 정도로 빈약한 방망이에 울어야 했다. 그러니 투수가 잘 던져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발생했고, 팀 분위기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말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3연전 스윕패는 치명타였다.
그런데 그렇게 안 터지던 방망이가 갑자기 대폭발했다. 한화 선발 에르난데스가 공략이 쉬운 투수도 아니었다. 이날 직구 최고 153km를 찍었다. 물론 제구나 볼끝 문제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이날은 두산 타자들 방망이가 시원하게 잘 돌아갔다.
이날 달라진 게 하나 있었다. 외국인 타자 카메론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 부상은 아니었다. 카메론은 이 경기 전 최근 10경기 1할8푼9리로 부진했다. 타율도 타율이지만 홈런은 0개, 타점은 2개 뿐이었다. 수치보다, 중심타자로서 찬스에서 무기력함이 너무 뼈아팠다. 흐름을 끊는 타자가 돼버린 것.
여기에 골치가 아픈 건 트레이드 복덩이 류승민의 등장이었다. 류승민이 너무 잘 치니 외야 한 자리를 줘야하는데, 그럼 거의 3할 타율인 김민석이 빠져야 했다. 그래도 외국인 타자라고 카메론을 빼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사실 김 감독은 23일 한화전을 앞두고 김민석과 류승민 모두를 살리기 위해 카메론을 뺄 고민을 했다. 하지만 코치진에서 말렸다는 후문. 하지만 그 경기에서 뼈아픈 끝내기패를 하며 연패가 길어지게 됐고, 결국 24일 경기 김 감독이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카메론이 빠지니 마치 막혔던 혈이 뚫린 것처럼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또 김민석과 류승민 모두 잘했다. 물론 카메론이 빠져 다른 선수들이 잘했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기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거나 메시지로 작용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카메론은 이날 대타로도 나서지 못했다. 이렇게 이겼으니, 25일 한화전 역시 카메론을 다시 투입할 명분이 없다. 자신이 빠지자 터져버린 방망이, 카메론 입장에서는 머리가 복잡해질 듯 하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