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IA 타이거즈의 안방마님 한준수가 공수 양면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를 최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한준수는 24일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터뜨린 결정적인 결승 적시타의 순간과 대투수 양현종에게 받은 찬사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 동점이던 6회초 무사 1, 3루 상황. 한준수는 "상대 팀 투수의 공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그 타이밍에 맞춰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그 카운트에 커브라는 느린 구종이 왔고, 이것이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으면서 1타점 적시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선 타석들에서 직구를 많이 놓쳐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무조건 어떻게든 연결해서 1점을 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라며 "그 간절함이 좋은 타구로 연결돼 2루타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완전히 달라진 팀 타선에 대해서는 "모든 선수들이 찬스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고, 주자가 나가면 어떻게든 불러들이겠다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한 점씩 모으다 보니 자연스럽게 빅이닝이 만들어지는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 시즌 한준수의 지표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4할이 넘는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뚜렷한 상향 곡선을 그린 비결에 대해 그는 기술적인 타겟 설정의 변화를 꼽았다. 한준수는 "딱히 특별한 비결은 모르겠지만, 공을 맞히는 타겟 설정을 예전보다 조금 더 제 몸 쪽으로 가져온 것이 주효했다"라며 "덕분에 오른쪽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고, 왼손 투수의 볼을 끝까지 보고 칠 수 있게 되면서 타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의 영리한 리드 역시 단연 돋보였다. 앞서 선발 양현종은 "올해 한준수가 머리를 많이 쓰는 것 같다"고 극찬을 보낸 바 있다.
대투수의 칭찬에 한준수는 "1년 1년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의 흐름을 어떻게든 더 빨리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경험이 조금씩 쌓이다 보니 그런 점에서 선배님이 보시기에 머리를 쓴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준수는 "첫 번째는 언제나 투수의 컨디션과 당일 가장 좋은 구질을 살려주는 것"이라며 투수 중심의 리드를 강조했다. 그는 "그날 투수의 가장 좋은 공을 바탕으로 삼고, 그다음 경기 상황마다 기민하게 대처하는 리드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전력 분석에 임하는 자세도 남달랐다. 한준수는 "경기 전에 분석표를 꼼꼼히 보지만, 분석표만 가지고 한 경기를 다 할 수는 없다"라며 "그것을 토대로 시합에 들어가 타순이 한 바퀴, 두 바퀴 돌 때 상대 타자들의 체크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많이 체크하는 편이다"라며 철두철미한 면모를 보여줬다.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한준수는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 좋겠지만 그건 시즌이 끝나봐야 아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저 한 경기 한 경기에 더 집중하면서, 모든 일정이 끝났을 때 다 같이 웃을 수 있게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어른스러운 포부를 남겼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