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광속구 에이스' 안우진이 당한 예상치 못한 대량 실점 부진의 복판에는 생소한 '로봇 심판(ABS)'이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은 25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24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진 안우진의 투구를 돌아보며 아쉬움과 함께 패인을 짚었다. 설 감독은 안우진이 경기 내내 ABS 판정에 다소 흔들렸음을 시사했다.
안우진은 전날 KIA전에서 최고 158㎞의 위력적인 강속구를 뿌리고도 101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3볼넷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1회에만 3실점을 하며 에이스답지 않게 크게 흔들렸다.
설 감독은 먼저 안우진의 몸 상태와 경기 초반 흐름에 아쉬움을 표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안우진의)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다"고 총평한 설 감독은 난타를 당한 구체적인 원인으로 "본인이 생각했던 제구가 초반에 좀 잘 안된 것 같다"며 제구 난조가 초반 실점의 빌미가 됐음을 설명했다.
진짜 결정적인 심리적 흔들림은 KBO리그에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의 싸움에서 비롯됐다. 안우진은 마운드 위에서 로봇 심판의 보이지 않는 스트라이크존에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당황하는 기색을 역력히 노출했다. 설 감독은 "어제 표정을 보니까 자꾸 더그아웃을 보더라"며 "ABS에 대해서 (공이 존에) 들어왔냐 안 들어왔냐를 자꾸 물어보더라"고 전했다.
결국 판정에 신경이 분산되면서 자기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설 감독은 "어제 같은 경우는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나 한다"고 분석했다.
올 시즌 안우진은 ABS를 처음 경험하고 있다. ABS가 도입된 2024년부터 안우진은 재활과 사회복무요원 근무로 인해 실제 경험을 해보지 못해 올 시즌 처음 상대하게 됐다. 감각 회복이라는 숙제에 이어 ABS라는 또다른 복병이 안우진을 위협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