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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후크라이 아니다' 11번 QS에도 3승뿐이던 후라도...믿기 힘들었던 10점 지원 업고 호투

입력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삼성 선발 후라도.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삼성 선발 후라도.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오늘만큼은 '후크라이'가 아니었다.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잠실 마운드에 오른 삼성 선발 후라도가 모처럼 넉넉한 득점 지원을 등에 업고 자신의 공을 마음껏 던졌다. 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리와 인연이 없었던 후라도에게는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로운 경기였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후라도는 이날 경기 전까지 퀄리티스타트 11회로 리그 공동 1위, 88이닝으로 최다 이닝 부문 3위에 올라 있었다. 삼성 팬들에게 후라도는 마운드에 오르면 최소 6이닝 이상을 책임져 주는 믿음직한 선발 투수다.

뛰어난 제구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묵묵히 이닝을 소화하는 스타일. 하지만 올 시즌 내내 그를 괴롭힌 것은 득점 지원 부족이었다.

믿고 보는 에이스 후라도가 이날도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펼쳤다.
믿고 보는 에이스 후라도가 이날도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펼쳤다.

후라도는 이날 경기 전까지 14경기에 등판해 퀄리티스타트 11회를 기록하고도 3승에 머물렀다. 평균자책점 2.86의 짠물투를 펼쳤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평균자책점이 더 낮은 KIA 올러(2.51)가 8승, 두산 최민석(2.57)이 7승, 한화 류현진(2.76)이 8승을 기록 중인 것과 비교하면 후라도에게 왜 '후크라이(후라도+울다)'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1회부터 터진 디아즈 스리런포가 반가웠던 순간.
1회부터 터진 디아즈 스리런포가 반가웠던 순간.

주중 3연전 앞선 두 경기를 모두 내준 삼성은 스윕 위기에 몰려 있었다.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했던 경기에서 타선이 1회부터 후라도를 도왔다.

김지찬과 박승규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구자욱이 8구 승부 끝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디아즈가 LG 선발 이정용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며 순식간에 4-0을 만들었다.

침묵하던 디아즈의 한 방에 삼성 더그아웃 분위기는 단숨에 달아올랐다.

타선의 지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라도와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강민호는 경기 후반 1루 미트를 끼고 수비를 준비했다.
후라도와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강민호는 경기 후반 1루 미트를 끼고 수비를 준비했다.

2회에도 김지찬과 박승규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며 다시 기회를 만들었다. 최형우의 적시타, 류지혁의 밀어내기 볼넷, 강민호의 2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삼성은 2회에도 4점을 추가했다.

불과 두 이닝 만에 8점을 뽑아낸 삼성 타선.

늘 적은 득점 속에서 압박감을 안고 던져야 했던 후라도는 오랜만에 넉넉한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경기 초반 타선이 폭발하자 박진만 감독 역시 더그아웃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1회부터 폭발한 타선에 모처럼 웃은 박진만 감독.
1회부터 폭발한 타선에 모처럼 웃은 박진만 감독.

후라도는 여유로운 점수 차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간간이 위기를 맞았지만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6회 2사까지 투구수 103개를 기록한 후라도는 3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이날도 어김없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뒤 이승민에게 공을 넘겼다.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후라도. 역시 에이스다운 피칭이었다.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후라도. 역시 에이스다운 피칭이었다.

더그아웃에 앉아 남은 경기를 지켜보는 후라도의 표정에는 평소와 다른 여유가 묻어났다.

늘 잘 던지고도 웃지 못했던 에이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디아즈의 5타점 맹타와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 그리고 선발 후라도의 변함없는 호투를 앞세운 삼성은 값진 승리와 함께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후라도는 모처럼 '후크라이' 대신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타선의 힘으로 13-6 대승을 거둔 삼성.
타선의 힘으로 13-6 대승을 거둔 삼성.
모두 같이 마운드에 모여 승리 세리머니.
모두 같이 마운드에 모여 승리 세리머니.
오늘은 만큼은 후크라이가 아니었던 선발 후라도는 시즌 4승을 신고했다.
오늘은 만큼은 후크라이가 아니었던 선발 후라도는 시즌 4승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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