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더 큰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왔으니…."
샘 힐리어드(32·KT 위즈)는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4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6타점은 4월26일 인천 SSG전에 이은 개인 최다 타점 기록.
첫 타석부터 적시타가 나왔다. 1회말 주자 2,3루에 나선 힐리어드는 SSG 선발투수 베니지아노의 초구 투심을 받아쳐 중견수 방면 안타를 만들었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힐리어드는 0-0의 균형을 깨는 타점 한 개를 올렸다.
3회말 삼진으로 물러난 힐리어드는 4회말 주자 1,2루에서 베니지아노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점수는 3-5에서 6-5로 뒤집어졌다.
7회말 다시 뜬공으로 돌아선 힐리어드는 8회말 가장 필요한 순간 적시타를 터트렸다. 7-7로 맞선 8회말 1사 만루에서 SSG 김민의 초구 투심을 공략해 좌중간 깔끔한 2루타를 터트렸다.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힐리어드가 찬스를 완벽하게 살리면서 분위기는 KT로 넘어왔다. 허경민의 2타점 2루타에 이어 김상수의 안타 때 상대 실책이 겹치면서 12-7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9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KT는 12대7로 경기를 잡았다.
경기를 마친 뒤 힐리어드는 "내가 타석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앞에 타자들이 찬스를 만들어줬다. 기본적으로 타자가 주자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가는게 투수가 부담스럽다.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었다. 팀 동료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또 나도 내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마인드셋 등 편안하게 가고 차분하게 타석에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8회말 SSG는 안현민을 고의4구로 거르고 힐리어드와 상대했다. 타자 입장에서는 승부욕이 불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힐리어드는 "기분 좋다"고 웃었다. 힐리어드는 "상대가 안현민을 고의4구로 거른 것은 안현민에게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라 팀 메이트로서 기분이 좋았다. 타석에 들어가면서 화가 나기보다는 이 찬스를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나에게 더 큰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왔으니 기쁜 마음으로 타석에 임했다"라며 "또 내 다음 타석에 허경민이 나와 좋은 2루타를 쳐서 그 이닝을 빅이닝으로 만들었다. 동료가 함께 제 역할을 해서 기쁘다"고 했다.
시즌 초반 힐리어드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4월 중순까지 타율이 1할대에 머무르기도 했다. 5월 타율을 3할5푼으로 마친 힐리어드는 6월에도 3할대 타율을 이어가고 있다. 완벽하게 KBO리그에 적응한 모습. 힐리어드는 "일단 시즌 초반에는 새로운 리그에 와서 새로운 투수를 만나다보니까 적응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스윙 궤적이나 이런 걸 많이 조정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투수를 점점 더 많이 상대하게 되면서 투수에 대해 알게 되고 그런 부분이 누적 되면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거 같다"고 했다.
이날 힐리어드의 인터뷰 때는 아들 잭슨 힐리어드가 함께 했다. 힐리어드는 "아이와 함께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내도 이곳에 와서 항상 응원을 해준다. 아무래도 타국에 와서 야구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가족이 있어 어려울 때마다 의지하게 된다. 또 나도 가족을 위해서 더 힘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18호 홈런을 친 힐리어드는 앞으로 홈런 목표에 대해 "없다"고 했다. 힐리어드는 "이기면 된다. 홈런 숫자보다는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