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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뭐해야해? 지혁이한테 급히 물었다" 호떡집에 불난 2547 최다경기 기록보유자, 왜 장승현이 아니었을까

입력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화끈한 타격 쇼를 선보이며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삼성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18안타 10개의 4사구를 묶어 13대6 대승을 거뒀다. 앞선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침체됐던 팀 분위기는 이번 대승으로 단숨에 반전됐다.

이제 삼성은 26일부터 대구 홈으로 이동해 2위 KT 위즈와 운명의 홈 3연전을 치른다.

이날 선발 포수로 복귀한 강민호는 안정된 리드와 중요한 적시타, 데뷔 첫 1루수로 깜짝 출전하는 헌신으로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강민호는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6-0으로 앞선 2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강민호는 8-0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포수로서도 선발 후라도를 6⅔이닝 3실점으로 훌륭하게 리드하며 연패 탈출을 눈앞에 둔 상황.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하지만 11-3으로 크게 앞서던 8회말, 비가 그친 잠실야구장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KBO 역대 최다 경기 출전 신기록(2547경기) 보유자인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포수 마스크 대신 '1루 미트'를 끼고 그라운드에 나선 것. 2004년 프로 데뷔 23시즌 만의 첫 1루수 출전이었다.

생소한 풍경은 김영웅 부상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서 비롯됐다. 폭우로 경기가 32분간 중단됐다 재개된 8회초. 이날 대수비로 교체 투입 됐던 김영웅이 타석에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정통으로 맞았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으나, 이미 내야수 자원을 모두 소모해 대타를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김영웅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더그아웃으로 걸어들어오기가 힘들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3루 수비 불가' 판단. 하지만 벤치에 남은 야수는 포수 김도환, 장승현 단 두 명 뿐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장승현을 포수로 투입하고, 포수였던 강민호를 1루수로 보냈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강민호가 1루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강민호가 1루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벤치는 왜 새로 교체 투입하는 장승현에게 1루를 맡기지 않고, 경기 내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던 강민호를 굳이 1루수로 이동시켰을까?

여기에는 박진만 감독의 세심한 기억력이 작용했다.

강민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 가끔 1루 수비를 본 적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그걸 기억하시고 출전시키신 것 같다"고 비밀을 밝혔다. 1루 미트질과 스텝이 완전히 낯선 장승현보다는, 비록 연습경기지만 1루수 포지션을 소화해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 강민호가 대수비로서 조금 더 안정적일 것이라는 사령탑의 계산이었다.

결국 김영웅 대신 포수 장승현이 들어가면서, 기존 1루수였던 전병우가 다시 본업인 3루수로 이동했고, 비어버린 1루 자리를 강민호가 채우며 퍼즐이 완성됐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8회 삼성 1루수 강민호가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강민호가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강민호가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어색하게 1루 미트를 끼고 선 강민호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무리 없이 생소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다행히 야수들의 송구 외 크게 어려운 강습 타구 등은 오지 않았다.

강민호는 "8회에 주자가 있을 때는 좀 긴장됐는데 9회에는 편하게 했다"며 "(류)지혁이한테 수비 위치 등 이것저것 급하게 물어보면서 했다"며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웃으며 털어놓았다.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 지 모를 희귀한 장면이었다. 강민호가 공수 활약과 헌신 속에 밝은 미소를 되찾으면서 중요한 KT전을 앞두고 삼성 벤치에 활력이 돌아올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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