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최근에 (류)현진이가 잘 던지고도 승운이 없었다. 오늘은 꼭 승리를 했으면 좋겠다."
팀은 이겼지만, 68세 노장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승리를 향한 뜨거운 마음만은 하늘에 제대로 통했다.
한화 이글스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주말시리즈 3차전에서 9회초 터진 페라자의 결승 3점포를 앞세워 6대3 승리를 거뒀다.
6월 한달을 부처님 손바닥 안에 쥐고 흔든 듯한 류현진의 완벽투가 돋보였지만, 인천의 수호신 최정이 1-3으로 뒤진 8회말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류현진의 승투를 저지했다. 그래도 심우준의 열정이 빈틈을 만들었고, 기어코 페라자가 결착을 지었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대신 볼넷 하나 없이 삼진 7개를 솎아냈다. 특히 경기 초반 4연속 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는가 하면, 실점 직후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끝내는 등 전성기 못지 않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이 좋은 피칭을 해줬는데 또 승리를 가져가지 못해 아쉽다"며 속상해했다. 그래도 "좋은 수비로 위기를 넘겼고, 동점이 된 뒤에도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결정적 홈런으로 승리를 안겨준 페라자를 칭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해 류현진은 다승(8승) 선두, 평균자책점 2.67에서 드러나듯 MVP 후보로 거론될만큼 한국 복귀 3년만에 최고의 1년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류현진은 6월 들어 가장 완벽한 한달을 보냈다. 총 5번의 선발등판을 자신이 짜놓은 계획대로 수행했다.
퀵후크(5회 이전 선발 강판)는 커녕 5번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6이닝을 던졌다. 실점은 최대 2점, 5경기 동안 자책점은 경기당 평균 단 1점에 불과했다. 한달간 내준 볼넷이 단 2개 뿐이다. 그 사이 삼진은 무려 21개를 잡았다.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최고 150㎞ 직구를 던지는 등 완급조절과 제구력부터 구위까지, 전성기 못지 않았다. 5경기의 투구수는 79~86개. 6이닝 기준 39세의 류현진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투구수가 80개 안팎이라고 보면, 자신이 설계한 흐름대로 완벽하게 치러낸 5경기인 셈이다.
4월 30일 SSG 랜더스전 이후 두달째 패배가 없다. 다만 류현진 본인의 승투와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6월 첫 2경기는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후 3경기 연속 6이닝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 3경기에서 한화는 2승1패를 기록했다.
다만 한화의 6월은 고난의 시간이었다. 6월 중순 키움 히어로즈-NC 다이노스에 잇따라 시리즈 스윕을 당하며 6연패를 겪었다. 6월 첫주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3연전, 이번 SSG와의 원정 시리즈를 스윕했지만, 오는 30일 KT 위즈전을 남겨둔 가운데 10승 1무 12패. 월간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