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에릭 테임즈의 성공 신화를 보며 자랐다"
맷 데이비슨을 대체할 NC 다이노스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블레인 크림(29·등록명 블레인)이 드디어 한국땅을 밟았다.
블레인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창원을 방문, 이호준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인터뷰를 가졌다. 공식 팀 합류(2일)를 하루 앞두고 야구장을 찾은 블레인은 KBO리그 무대에 도전하는 설렘과 함께,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NC는 이날 블레인 크림을 총액 32만 5000달러(연봉 27만 5000달러, 옵션 5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m78, 101kg의 단단한 체구를 자랑하는 우투우타 내야수 블레인은 2019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0경기 타율 0.200(65타수 13안타) 5홈런에 그쳤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728경기 타율 0.290(2794타수 811안타) 134홈런 530타점 출루율 0.370 장타율 0.499를 기록한 검증된 거포다.
특히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터뜨리며 꾸준한 장타력을 입증했고, 올해도 트리플A 57경기에서 10홈런 50타점 타율 0.265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유지해 왔다.
블레인이 한국행을 결심한 배경에는 KBO리그를 거쳐 간 동료들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그는 "로건 앨런이 소식을 듣고 직접 연락해 축하해 줬고, 힐리어드, 화이트, 히우라 등 많은 선수들이 KBO리그의 흥미진진한 분위기와 좋은 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면서 "메이저리그 도전도 중요하지만, 아내와 나의 삶의 질을 고려했을 때도 한국행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NC 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역대 최고 외인' 에릭 테임즈에 대해 블레인은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테임즈가 한국에서 쓴 성공 신화를 보며 자라왔다. 팀을 떠날 때 즈음에는 테임즈처럼 몸도 더 좋아지고, 그와 같은 반열에 이름이 묶일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키움으로 떠난 전임자 맷 데이비슨에 대해서도 "존경받고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시즌이 끝날 때쯤 데이비슨 못지않은 성적을 내고 싶다. 존경은 존경으로 두고, 나 자신과 싸워 이겨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라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그가 이번 도전을 통해 가장 갈망하는 것은 '증명'이다.
블레인은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7년을 돌아보며 "오랜 기간 암흑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는데,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터널 끝에 불이 켜진 것 같은 시그널을 받았다"라며 타격에 눈을 떴음을 내비쳤다. 이어 "미국에서 나에 대해 안 좋게 평가했던 사람들에게 내가 이처럼 수준 높은 리그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라는 것을 당당히 성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블레인은 자신의 강점으로 강한 파워와 동시에 선구안을 꼽았다. 그는 "투수를 어렵게 만드는 타자가 될 확신이 있다. 장타력은 물론이고, 존에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는 선구안으로 어떻게든 출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임선남 NC 단장 역시 "안정적인 선구안과 장타력을 두루 갖춰 연결고리와 해결사 역할을 모두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삼진 비율이 낮고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호준 감독 역시 "이 선수 스윙하는 영상은 다 찾아봤다"며 "거친 면보다는 동양적으로 부드러운 타격폼을 가지고 있다. 밀어치는 타구도 좋고, 하이 페이스볼과 몸쪽에도 강한 면을 보이더라. 변화구 실투에 장타가 많이 나온다"며 KBO리그 형 거포가 될 가능성을 기대했다. 이어 "타격센스도 있다. 바깥쪽으로 나가는 공들을 밀어서 안타도 치고, 왼손 투수가 몸쪽으로 많이 던지는 공을 노려치는 느낌도 있고,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아 채기도 하더라"며 "무작정 직구 하나 보고 강한 스윙 돌리는 그런 선수는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적응 능력도 높게 평가했다.
블레인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뿜어낼 '긍정의 에너지'를 예고했다.
그는 "달리기는 조금 느리지만 주루할 때 정말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 디펜스에서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팬들이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이자 리더로서 먼저 다가가 팀 문화에 빠르게 스며들겠다"고 약속했다.
2일 팀에 공식 합류하는 블레인이 과연 꿈틀대는 NC 타선 폭발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까. 다이노스 4번타자로 빠르게 연착륙 하면 타격 2위 이우성이 2번으로 들어가 김주원과 최강 테이블세터를 꾸릴 수 있다.
이들이 차릴 밥상을 쓸어담을 박민우-블레인-박건우-김휘집으로 이어지는 최강 중심타선 화력이 불을 뿜으면 접전 피로 속 투수들이 받던 압박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