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성)영탁이가 확실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힘들어 보이기도 하고."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일단 남은 전반기는 고정 마무리투수를 두지 않는다. 집단 마무리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 마무리투수 성영탁이 최근 반복해서 무너진 것에 따른 조치다. 성영탁은 이제 프로 2년차 선수. 흔들리는 선수를 억지로 몰아붙일 이유는 없다. 정해영 전상현 등 경험 있는 선수들도 있기에 상황에 따라 돌아가며 뒷문을 닫는다.
이 감독은 2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 앞서 "후반기 들어가기 전까지 전반기 남은 7경기 정도는 상황에 따라서 마무리를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영탁이가 확실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힘들어 보이기도 하고, 구위와 스피드에 부침이 있는 것 같다. 후반기에 잘 던지기 위해서는 심리적으로도 체크를 해야 할 것 같다. 약간 집단으로 가장 좋은 투수를 마지막에 쓰겠다. 그리고 후반기에 체크해서 마무리투수를 누구로 쓸지 생각하려 한다. 남은 경기는 투수들에게 어떤 상황에 마무리로 나갈지 모르니 잘 준비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성영탁은 지난 4월 부동의 마무리투수였던 정해영이 개막 2주 만에 2군으로 내려가면서 갑자기 마무리를 맡았다. 당시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였고, 믿음에 충분히 부응했다. 세이브 12개를 챙겼고, KIA가 전반기 4위를 달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마무리투수는 한번만 흔들려도 비난의 화살을 받는 자리다. 이제 1군 2년차,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계속해서 감당하기는 버거운 보직이긴 하다.
성영탁은 전날 SSG전 3-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3안타 1볼넷 2실점에 그쳤다. 시즌 3호 블론세이브. 성영탁이 무너진 여파로 KIA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6대6으로 비겼다.
이 감독은 "영탁이가 끝내 주는 게 가장 깔끔했다. 2사 3루에서 (최)정이랑 승부할 때 안타(3-3)를 맞긴 했지만 그때 승부가 났으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서로 힘든 경기 한 거라"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성영탁은 사실 체력이 떨어질 만큼 등판 간격이 잦진 않았다. 연투도 거의 없는 편. 그럼에도 구위가 전보다 떨어진 이유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이닝이 많은 것도 아니다. 3~4일 쉬고 등판하는 상황도 많았고, 연투 세이브 상황도 없었다. (마무리는) 3연투도 해야 하고 마지막에는, 2연투 세이브하는 경우도 생기면 바로 나가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아닌데 구속이 안 나오는 것을 보면 심리적으로 세게 던지지 못하는 두려움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맞으면 어쩌나. 젊은 선수라 그런 것은 충분히 경험하고 가는 게 맞다. 불펜에 공 잘 던지는 선수들이 여럿 있기 때문에 커버하면서 가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좋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KIA는 이날 1군 엔트리에서 포수 김태군과 투수 최지민을 말소했다.
김태군은 전날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들어가 유격수 병살타를 치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KIA 관계자는 "선한병원에서 MRI 검진한 영상을 서울로 보내 더블체크를 했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분 손상 진단이고, 2주 뒤에 재검진할 예정이다. 그레이드는 1.5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치고 나가서 뛸 때 다친 것 같다. 2주 후에 다시 검진해야 한다. 아마 햄스트링이니까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장기 이탈을 예상했다.
최지민은 휴식 차원에서 전반기를 마쳤다.
이 감독은 "(최)지민이가 잘 던져줬고, 지금 우리가 7경기 정도 남았다. 연투해서 하루이틀은 쉬어야 하는데, 그러면 몇 경기 남지 않는다. 주말에 비도 오면 던질 상황이 없을 것 같아서 지금 타이밍에 열흘 정도 쉬게 하고, 후반기를 맞이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반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게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KIA는 포수 권다결과 투수 지현으로 1군 엔트리 빈자리를 채웠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