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병살타를 쳐도 다음 타석에 더 과감하게 치려고 한다. 돌려야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6년만에 멀티 홈런의 '손맛'을 만끽했다. 당겨치고 밀어치고 자유자재였다.
한동희는 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회초 선제 투런포에 이어 8회초 쐐기 투런포까지 쏘아올리며 팀의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4득점을 홀로 책임진 말 그대로 '영웅'이었다.
롯데 김진욱과 KT 로건의 명품 투수전이었다. 이날 김진욱은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1~4회 매번 선두타자가 나갔지만, 흔들림 없이 상태 타선을 걸어잠궜다. 5~6회는 3자 범퇴였다. 7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최준용-이이무라-김원중으로 이어진 필승계투가 완벽하게 승리를 지켜냈다.
로건도 7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케일럽 보쉴리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지 3경기째, 5이닝 2실점-6이닝 2실점-7이닝 2실점으로 진화 중이다. 하지만 이날은 한동희에게 맞은 홈런 한방이 컸다. 반대로 말하면 KT 중심 타선의 화력이 아쉬웠다.
롯데는 3회까지 로건 상대로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유일한 출루가 2회초 한동희의 볼넷이었다.
하지만 4회초 1사 후 레이예스가 안타를 치며 물꼬를 텄고, 한동희가 로건의 147㎞ 한가운데 실투를 통타해 그대로 중앙 담장을 넘겼다. 딱 하는 순간 외야수들의 걸음이 멈추는, 비거리 133m의 아찔한 홈런이었다. 시즌 6호.
한동희는 8회초에도 또한번 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으로 앞선 8회초 2사3루에서 KT 이상동의 148㎞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7호포였다.
경기 후 만난 한동희의 표정은 밝았다. 한동희는 "최근 타격감이 괜찮았고, 공이 잘 보였다. 전력분석팀에서 '낮은 공을 버리고 높은 공을 쳐보면 좋겠다' 해서 그것만 생각하고 들어간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첫번째 홈런은 직구 타이밍을 노렸고, 2번째 홈런은 변화구를 생각했는데 홈런이 나왔다. 두번 모두 치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아마 2020년 대전에서 치고 처음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타격감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직구 타이밍만 잡아도 변화구를 한꺼번에 칠 수 있다. 우리 팀이 매경기 좋은 경기를 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좋은 만큼 타선이 더 힘을 내서 많이 이기고 싶다."
한동희는 "정말 행복하게 야구하고 있다. 타순은 큰 의미는 없고, 매타석 더 과감하게 치려고 노력하다보니 스윙도 그렇고 잘 나오는 것 같다. 자꾸 다치는 바람에 불안감이 조금 있었는데, 자꾸 복사근을 다치는데 대해서 기술적으로 바로잡았다. 최대한 힘을 빼고 부담없이 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힘은 제대로 실린다"라고 한층 더 뜨거운 자신감을 표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개의 홈런으로 모든 타점을 생산해낸 한동희의 활약이 크다"며 활짝 웃었다.
"감독님 말씀대로 매타석 더 과감하게 치려고 한다. 병살타의 경우 스윙의 각도가 잘 맞지 않아 땅볼이 됐는데, 그래도 코치님들 전력분석팀 모두 '병살 쳐도 된다. 그렇게 과감하게 쳐라'라고 얘기해주셔서 다음 타석에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