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 트윈스지만 살얼음판이다. 2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단 1.5게임차 뿐이다. 한 두 경기만에 뒤집힐 수 있는 성적. 그래서 사령탑 염경엽 감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냉혹한 고민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의 확실한 기둥이 돼주어야 할 '외인 톱 에이스' 앤더스 톨허스트(27)의 지독한 기복 때문이다. 염 감독은 "지금 내 코가 석 자"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톨허스트는 올 시즌 총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6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 중이다. 외인 에이스라는 타이틀과 120만 달러(약 18억원)의 몸값을 감안하면 사령탑의 말대로 분명 아쉬움이 짙게 남는 성적표다.
특히 염 감독을 가장 답답하게 만드는 요소는 종잡을 수 없는 '기복'에 있다. 톨허스트의 올 시즌 궤적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4월 한 달간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하며 마운드를 호령했고, 5월에도 6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완벽한 외인 1선발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지난 해(8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 2.86)처럼 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6월부터 흐름이 완전히 깨졌다. 6월 5경기에서 단 1승을 챙기는 동안 3패를 떠안았고, 월간 평균자책점은 무려 5.59까지 치솟았다. 29이닝 동안 무려 36개의 피안타와 4개의 피홈런을 얻어맞으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특히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달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현재 LG 선발진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특히 시즌 초반 마운드를 함께 이끌던 요니 치리노스가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톨허스트는 팀의 '원톱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에이스가 중심을 잡고 이길 경기를 확실하게 잡아줘야 변칙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는 쉼표가 생기는데, 도리어 에이스가 나간 경기에서 패전이 쌓이니 사령탑의 계산이 완전히 꼬일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톨허스트의 기복에 대해 "초반에 계속 무너지는 시합을 해버리니까 답답하다"라며 "치리노스가 나간 다음부터는 사실상 우리 팀의 톱 에이스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확실한 역할이 필요한데, 지금 그게 안 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뼈아픈 목소리를 냈다.
마운드에서 최소한 1선발이 나서는 날만큼은 계산이 서는 안정적인 이닝 소화와 실점 억제력이 전제돼야 한다. 톨허스트는 분명 리그를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다. 4~5월에 보여준 성적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구위 자체는 여전히 살아있지만. 경기 초반 하이 패스트볼이 몰리거나 위기 상황에서 급격하게 흔들리는 기복 현상을 하루 빨리 치료해야 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