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강력한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후보 중 하나가 사실상 탈락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완 크리스토퍼 산체스가 커리어 최악의 피칭을 하고 말았다.
산체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3⅓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무려 12안타를 얻어맞고 9실점했다. 필라델피아는 1대15로 패했다.
피안타 12개는 산체스의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다. 지난 4월 24일 시카고 컵스전서도 5⅓이닝 동안 12안타를 내주고 6실점한 적이 있다. 피홈런 3개 역시 커리어 최다이며, 9실점과 9자책점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실망스러운 투구를 한 것이다.
엘리아스 스포츠뷰로에 따르면 1988년 이후 100이닝 이상을 던져 평균자책점 2.00 이하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9점 이상을 준 최초의 투수가 산체스다. 경기 전 그는 117이닝, 평균자책점 2.00을 마크 중이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가장 최근 투수는 1988년 보스턴 레드삭스 로저 클레멘스다. 그는 그해 6월 14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6⅔이닝 동안 15안타를 얻어맞고 9실점했다. 클레멘스는 그 경기 직전 118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82을 기록하고 있었다.
산체스는 경기 후 "오늘 내가 한 일은 엉망이었다"면서도 "(그런 기록이라면)괜찮다. 오늘 크게 놀라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2.00에서 2.62로 치솟았다. 이 부문 NL 2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 10승4패, 137탈삼진, WHIP 1.16, 피안타율 0.248. 산체스는 오는 1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한다.
이로써 NL 사이영상은 앞으로 밀워키 브루어스 제이콥 미저라우스키의 독주 체제로 전개된다고 보면 된다. 그는 평균자책점(1.47), 탈삼진(156개), WHIP(0.78), 피안타율(0.150) 부문서 양 리그 통틀어 1위를 달리고 있다. 미저라우스키는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등판하는데, 산체스와의 격차를 더 벌릴 지 주목된다.
산체스는 1회에만 6점을 줬고, 이후에도 매회 1실점했다.
1-0으로 앞선 1회말 선두 레인 토마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바비 위트 주니어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았다. 1사 1루서 살바도르 페레즈에 좌전안타를 맞아 1,2루.
그런데 다음 타자 잭 캐글리온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2루수 브라이언 스탓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트레이 터너가 1루로 던진 것이 악송구가 됐다. 2루주자 위트가 홈을 밟았고, 타자주자는 2루까지 진루했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송구가 이뤄졌다고 해도 타자주자는 세이프된 것으로 보통 간주하기 때문에 이후 일어나는 실점은 모두 자책점일 수밖에 없다. 산체스는 이 지점부터 속절없이 무너졌다.
계속된 2사 2루서 닉 로프틴과 스탈링 마르테에 연속 적시타를 허용했고, 타일러 톨버트를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루크 메일리에 우중월 3점포를 얻어맞아 1-6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2회에는 페레즈에 솔로홈런을 내줬고, 3회에는 2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이어 1-8로 뒤진 4회 1사후 토마스에 좌중월 솔로포를 허용한 뒤 계속된 2,3루 상황에서 세스 존슨에 마운드를 넘겼다. 다행히 존슨이 1사 2,3루 위기를 잘 넘겨 산체스의 실점은 더 늘지 않았다.
이번 3연전을 1승2패로 마감한 필라델피아는 50승41패가 돼 NL 동부지구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52승37패)와의 3게임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