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홈런을 맞아도 흔들림이 없다. 이게 바로 난공불락 에이스다.
밀워키 브루어스 제이콥 미저라우스키가 홈런 2개를 맞아 휘청거릴 뻔했으나, 100마일을 웃도는 빠른 볼로 위기를 벗어나며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미저라우스키는 8일(이하 한국시각)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만을 내주고 3실점하는 역투 끝에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그는 시즌 10승(4패)을 달성했다.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경쟁자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저라우스키는 평균자책점(1.62), 탈삼진(167개), WHIP(0.76), 피안타율(0.148) 부문서 양 리그 합계 1위를 질주했다.
미저라우스키는 이날도 강력한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삼았다. 투구수 103개 중 63%인 61개의 포심 직구는 최고 104.0마일, 평균 101.9마일을 나타냈다. 시즌 평균보다 1.5마일이 빨랐다. 특히 탈삼진 11개의 결정구 중 6개가 100마일을 웃도는 강속구였다.
그는 1회말 2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선두 JJ 웨더홀트를 사구로 내보낸 뒤 이반 에레라와 알렉 벌리슨을 잡았지만, 조던 워커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초구 95.1마일 커터가 한복판으로 몰리는 바람에 비거리 386피트짜리 좌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어 라스 눗바에 좌측 2루타를 허용하며 흔들릴 듯했던 그는 브라이언 토레스를 102.1마일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2회에는 본색을 드러냈다. 네이선 처치, 호세 퍼민, 지미 크룩스를 모조리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웠다. 결정구는 각각 89.2마일 커브와 103.5마일 직구, 103.3마일 직구였다.
그러나 팀 타선이 3회초 무사 1루서 조이 오티스의 2루타, 브라이스 투랭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든 직후 미저라우스키는 또 홈런을 맞고 리드를 빼앗겼다. 3회말 1사후 에레라에게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102.4마일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좌월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의미있는 공격은 3회까지였다. 미저라우스키는 3실점한 뒤 3회 두 타자를 가볍게 요리하고 4회부터 7회까지 4이닝을 연속 삼자범퇴로 틀어막으며 위력을 떨쳤다. 14타자 연속 범타였던 것이다.
그 사이 세인트루이스는 6회초 2사 2루서 개럿 미첼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든 뒤 7회 무사 1,2루서 터진 크리스티안 옐리치의 좌익선상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밀워키는 미저라우스키에 이어 등판한 애런 애시비와 애브너 우리베가 나머지 2이닝을 무안타로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미저라우스키가 2홈런을 허용한 것은 올시즌 세 번째다. 지난 3일 신시내티 레즈전서도 5이닝 5실점(1자책점)하는 동안 솔로포와 3점포를 내줬다. 2경기 연속 2홈런을 허용했지만, 사이영상 궤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이날 결승타를 터뜨린 옐리치는 경기 후 "그의 모든 선발등판 경기가 멋지지만, 오늘과 같은 경우 그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았다. 낮경기라 더웠고, 더블헤더였다"면서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갔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타이트한 상황에서 7이닝까지 던졌다"고 평가했다.
팻 머피 감독은 "그런 뒤지는 상황에서 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내가 버티면 팀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는 버거운 일을 해냈다. 오늘 그가 내놓은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미저라우스키를 믿고 7회까지 맡긴 게 뿌듯하다는 얘기다.
미저라우스키는 "오늘 더블헤더다. 1차전서 불펜을 소모시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그게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미저라우스키는 이날도 여러 기록을 세웠다. 100마일 이상의 공이 57개로 이는 역대 한 경기 최다 부문 공동 2위에 해당한다. 1위 역시 본인이 갖고 있다. 지난 6월 1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58개의 100마일대 직구를 뿌렸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탈삼진 167개는 2019년 게릿 콜(170개), 맥스 슈어저(181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미저라우스키는 오는 1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한다.
그는 이날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고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렸는데, 이는 올시즌 4번째 기록이다. 이같은 양질의 선발피칭을 한 시즌 4차례 이상 수행한 유일한 투수가 바로 2021년 밀워키에서 NL 사이영상을 수상한 코빈 번스다. 그는 그해 볼넷 없는 10탈삼진 피칭을 5번 펼쳤다.
한편, 미저라우스키가 다음에 만날 선발투수가 바로 지난해 NL 사이영상 수상자인 폴 스킨스다. 전반기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매치다. 이 때문에 2년 연속 올스타에 뽑힌 미저라우스키는 올스타전 마운드에는 오르지 않는다.
둘은 지난해 한 번 만났다. 6월 26일 아메리칸 패밀리필드 맞대결에서 미저라우스키가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스킨스가 4이닝 4안타 4실점으로 패전을 각각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