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벌써 성장통에 시달리는 것인가.
두산 베어스는 행복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먼저 원해 진행한 트레이드. 내야수 박계범을 내주고, 외야 유망주 류승민을 데려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대박'이 터졌다. 6월16일 KT 위즈전 선발 기회를 잡아 멀티히트를 치더니, 단숨에 주전 외야수로 등극했다. 그 경기 포함 6월 12경기에서 타율 3할8푼6리를 기록했으니 어떤 지도자라도 이런 선수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기대 이상의 컨택트 능력에 빠른 발, 안정된 외야 수비까지 극찬이 이어졌다.
외국인 선수를 바꾸는 충격타까지 이어졌다. 안 그래도 생산력이 떨어지는 카메론에 대해 고민이 컸던 두산. 류승민이 오니 잘 치던 김민석의 자리가 불안해졌다. 그럴거면 류승민과 김민석에게 모두 기회를 주고, 외국인 타자를 1루 자원으로 바꾸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카메론을 퇴출하고, 1루 자원 세베리노를 영입했다. 김 감독은 이 외국인 교체에 류승민이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분명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류승민의 잠재력을 확인했고, 꾸준하게 기회를 줄 심산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한결 편한 마음으로 야구를 해도 될 것 같은데, 류승민의 성적이 급하강 곡선을 타고 있다. 7월 들어 치른 6경기 타율이 5푼9리. 그 중 1경기는 선발에서 제외된 경기라 치고, 5경기 17타수 1안타 초라한 성적이다. 6월 52타석 통틀어 삼진이 9개 뿐이었는데, 7월은 21타석에서 벌써 6개를 당했다. 5일 키움 히어로즈전 볼넷 2개를 골라낸 걸 제외하면 4사구 출루도 없었다.
갑자기 1군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겪는 성장통이 찾아온 걸로 볼 수 있다. 일단 처음에는 상대가 '이 선수 누구야' 조금은 만만히 봤을 수 있는데, '어, 이거 봐라' 하면서 집중 견제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당연히 공략히 힘들어진다. KBO리그 전력 분석은 세계적 수준이라, 한 번 약점이 노출되면 어떤 팀이든 그곳만 집요하게 파고든다.
체력적인 부분도 류승민을 힘들게 할 수 있다. 프로 데뷔 후 이렇게 줄기차기 경기를 나가본 경험이 없다. 처음에는 경기에 나가는 자체가 좋아 힘든지 모르고 뛸 수 있지만, 주전으로 뛰는 게 거의 한 달이 돼가는 시점이니 알게 모르게 체력 소모가 많았을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최근 류승민이 살이 엄청나게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날씨까지 무더워지고 있다. 경험 부족한 선수가 체력 관리에 실패하면, 자연스럽게 배트 스피드가 무뎌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한다는 것. 류승민에게는 충분한 회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게 됐다. 원채 가진 게 좋은 선수이기에, 지금의 시행착오만 잘 이겨내면 다시 날아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어떤 슈퍼스타도 데뷔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류승민도 잠시 안 되는 것에 너무 심각하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