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아무래도 (김)선빈이는 팀의 상징이다 보니까."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총력전을 선언했다. 당시 2연패에 빠져 있었지만, 전반기 마지막 3경기를 포스트시즌처럼 빡빡하게 치러 후반기 반등의 발판을 만들고 매듭을 짓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총력전 선언의 결과는 참담했다. 전날 롯데와 시리즈 첫 경기부터 2대10으로 대패했다. 선발 김태형이 2⅔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무너졌는데,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탓이 컸다.
특히 2루수 김선빈이 공수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1-1로 맞선 1회말 2사 만루 한태양의 2루수 땅볼을 김선빈이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비디오판독 결과 내야안타로 정정, 1-2로 뒤집히면서 김태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1-4까지 벌어지고 맞이한 2회초. 선두타자 박상준이 출루하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듯했지만, 김선빈이 투수 병살타로 맥없이 물러나자 이 감독은 바로 결단을 내렸다. 2회말 수비를 앞두고 김선빈을 바로 정현창과 교체한 것.
이 감독은 "다들 집중을 하라는 의미였다. 어떤 선수든지 간에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가 가장 먼저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김)선빈이는 팀의 상징이다 보니까. 그런 것에 있어서 조금 더 냉철하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선빈은 레전드 이종범을 뛰어넘은 타이거즈 역대 최다 안타 신기록(1799안타) 보유자인 최고참이다. 주장 나성범과 함께 선수단을 이끌어야 할 선수다. 그런 선수가 총력전을 선언한 첫날부터 무너졌으니 감독으로선 아쉬울 만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경기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경기였다. 전반기를 좀 마무리를 잘하려고 준비를 잘하려 하는데도 선수들이 더 부담이 되는 것인지"라고 했다.
문책성 교체를 당한 김선빈으로선 만회를 하고 싶었겠지만, 8일 롯데전에서도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했다. 오히려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수비 실책을 저지르면서 또 고개를 숙였다. KIA는 3대11로 또 대패했다.
문제 상황은 0-5로 뒤진 4회말 1사 1, 2루 박찬형 타석에서 나왔다. 박찬형의 타구가 김선빈에게 향했는데, 병살타로 처리하기에는 타구 속도가 느렸다. 김선빈은 발이 느린 1루주자 한동희를 태그한 뒤 1루로 송구해 병살로 연결하고자 했는데, 마음이 급했던 탓인지 태그도 못했고 1루 악송구까지 나왔다. 그사이 2루주자 레이예스가 득점해 0-6이 됐고, 주자는 2, 3루가 됐다.
김선빈이 욕심을 조금 비우고 2루에서 선행주자 한동희만 아웃시켰다면, 2사 1, 3루가 됐을 것이다. 결과론이지만, 다음 타자 전민재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기에 0-5에서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다.
어쨌든 김선빈이 더 잘해 보려고 병살을 욕심내다 실패한 결과는 처참했다. 한태양의 2타점 적시타와 손호영의 1타점 적시타가 추가로 터져 0-9가 됐다. 사실상 여기서 경기는 끝났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이날 3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것도 분명 충격이었지만, 김선빈의 수비 실책이 없었다면 경기 후반에라도 뒤집기를 노릴 만했다. 연이틀 엉성한 수비에 운 KIA다.
부산=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