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난 2시즌 다 성공했으니까. (김)태군이가 자기를 가장 잘 안다고 신뢰할 수는 있죠."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은 2024년 처음 한국에 온 이래 가장 힘든 전반기를 보냈다. 18경기에서 5승5패, 102⅔이닝, 82삼진,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땅볼 유도를 선호하는 투수지만, 삼진이 줄었고 평균자책점도 4점대에 가깝다. 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 2위를 다퉜던 지난 2시즌과 비교하면 분명 마운드 위에서 압도하는 느낌은 떨어진다. 올해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었다.
특히 전반기 마지막 2경기 결과가 아쉽다. 지난 2일 광주 SSG 랜더스전은 5이닝 5실점, 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은 3⅓이닝 5실점에 그쳤다. 난타를 당하면서 제구도 흔들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네일의 전담 포수와 다름없는 김태군의 햄스트링 부상 공백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SSG전은 한준수, 롯데전은 주효상과 호흡을 맞췄다.
이범호 KIA 감독은 9일 부산 롯데전에 앞서 "네일이 (김)태군이가 빠지고 난 뒤에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팀이 지금 제일 중요한 상황인데. 어떤 포수가 앉아도 베스트로 던져야 하는데, 선발이 무너지니까 뭐 한번 해보지 못하고 그냥 계속 경기가 넘어갔다"며 "후반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네일과 (김)선빈이다. 그 친구들이 더 힘을 내야 후반기에 우리가 그래도 버틸 수 있다"고 했다.
김태군은 후반기에도 상당 기간은 복귀하기 어렵다. 포수와 호흡 문제는 네일이 마음가짐을 바꾸는 쪽이 빠르다.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8일 경기 후 바로 네일과 면담을 진행할 때 마음가짐을 바꿀 것을 강조했다.
이동걸 코치는 "아무래도 한국에서 3년차니까. 지난 두 시즌 다 성공했고, 태군이랑 호흡을 맞추면서 본인의 성향이라든가. 어쨌든 투심패스트볼과 스위퍼를 혼합해서 던지는 투수인데, 하이존을 써야 할 때 낮은 존을 써야 할 때 구종 선택에 대해서 태군이가 자기를 가장 잘 안다고 신뢰하고 있다. 또 태군이와 호흡을 통해 성공을 많이 거둔 선수라 아무래도 영향력이 있다는 생각은 들 것"이라고 먼저 공감했다.
이 코치는 이어 "충분히 네일은 '태군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다 보니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그렇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태군이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결국 한준수 주효상과 해야 한다. 본인은 그런 아쉬움을 표현할 수 있지만, 팀의 상황으로선 어쨌든 해결해야 할 문제다. 포수를 같이 믿고 가야 한다. 이게 문제다 아니다를 떠나서 어쨌든 네일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2경기는 분명 구위가 좋진 않았다.
이 코치는 "리그 3년차이기에 겪을 수 있는 고충이라 생각한다. 연도별로 봤을 때는 중요한 순간에 삼진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어제(8일)는 실투가 많았다. 아무래도 안타 허용이 많아지고, 인플레이 타구 비율도 높아지고. 맞기 시작하면 본인이 선택한 구종에 대한 아쉬움, 로케이션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다. 왜 타자들이 쉽게 공략했는지, 왜 그런 타이밍에 그런 구종 선택을 했는지 그런 아쉬움을 토대로 다시 같이 이야기하면서 준비해야 할 일이다. 지금은 (후반기를 위해) 다시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네일이 스태미나가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단순히 체력 문제는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이 코치는 "지난해 네일이 팔꿈치 염증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는데, 돌아와서 준비를 잘했다. 100이닝을 돌파했기에 스태미나 문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2년 동안 많이 던진 선수기도 하니까. 그런데 어쨌든 우리가 올해 네일이 100개 이상 던지게 한 적이 없다. 엄청 신경을 많이 썼다. 100구를 넘긴 적이 없기에 전반기 끝날 때까지 스태미나 조절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실투성 공을 롯데 타자들이 잘 대처한 것이다. 땅볼 유도형이다 보니 병살도 나오면서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데, 땅볼이 병살로 처리가 안 되면서 어려워했다. SSG전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었다"고 진단했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네일과 함께 돌파구를 찾아보려 한다.
이 코치는 "문제를 계속 짚어서 선수한테 불안을 주고 싶지는 않다. 어떤 변화를 통해서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5월에도 비슷한 문제가 한번 불거졌을 때 투구 패턴을 우리가 바꾼 적이 있다. 그러면서 다시 상승 무드를 탔다. 그런 변화를 같이 잘 준비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