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엘 바스코'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이 박수갈채 속 세번째 임기를 마무리했다.
멕시코축구협회는 9일(한국시각), "아기레가 멕시코 사령탑으로서 역사적인 시대를 마무리한다"며 "아기레의 경험, 열정 그리고 헌신은 팀과 팬들 사이의 유대를 강화했고, 경기장 안팎에서 자긍심과 헌신, 확고한 정체성을 지닌 대표팀을 만들어냈다"라고 밝혔다.
아기레 감독은 세 번의 대표팀 임기 동안 총 98경기를 지휘해 60승을 거뒀다. 2002년 한-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서 모두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월드컵 성적은 7승2무4패.
이번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0 승리로 한국 축구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야기했다. 그는 이날 라인을 내려 수비적인 전술로 홍명보호를 상대했는데, 경기 후 한국이 실수가 잦은 팀이란 점을 이용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후반 5분 김승규(FC도쿄)의 캐칭 미스로 루이스 로모(과달라하라)에게 허무하게 결승골을 내줬다.
지난 6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16강에서 잉글랜드에 2대3 분패한 아기레 감독은 축구협회, 대표팀 스태프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떠난다"라고 했다. 멕시코는 아기레 감독 체제에서 수석코치를 지낸 라파 마르케스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아기레 감독은 대회 후 한 인터뷰에서 "오늘(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매력적인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제가 멕시코대표팀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고 제안을 한 것 같다"며 "지금은 (향후 거취를)확실히 정하지 못했다. 아내 실비아와 손주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겠다. 난 나이가 든 사람이다. 지금 여유로운 상태이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제안을 한 클럽은 알이티하드로 알려졌다.
1958년생, 올해 68세인 아기레 감독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30년간 감독 생활을 해왔고, 세 번이나 월드컵을 치렀다. 이제 난 내 관점으로 무언가를 조직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 실비아가 뭐라고 하든 그녀가 (내 거취를)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레 감독은 스페인 마요르카 시절 '한국 축구 에이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다. 이번 대회에선 이강인의 염색 머리를 공개 석상에서 지적하며 남다른 '케미'를 과시하기도 했다. 일부 국내팬은 아기레 감독이 현재 공석인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