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젠 내가 오러클린 교체 타이밍을 잘못 잡아서 진 것 같다."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전 만난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전날 삼성은 LG 트윈스에 2대8로 졌다. 잠시 탈환했던 1위 자리도 다시 내줬다.
선발 오러클린이 3⅔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영향이 가장 컸다. 오러클린은 시즌 시작전부터 맷 매닝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고, 두번이나 연장계약을 체결하며 전반기를 책임졌다.
올시즌 성적은 17경기 83⅓이닝, 5승5패 평균자책점 4.86이다. 외국인 2선발에게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갑작스럽게 합류한 대체 선수인데다 정식 계약 전환 없이 단기 대체 연장계약을 2번이나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크게 탓할 만한 성적도 아니다.
다만 가뜩이나 최근 구위 저하로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오러클린의 2번째 연장계약 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딱 올스타휴식기가 끝난 뒤 후반기가 시작하는 첫날이다. 오러클린의 다음 등판이 있으려면 연장계약이 필수적이라는 뜻.
오러클린의 마지막 등판일지도 모를 경기라서 교체를 망설인 걸까. 사령탑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내 경기 운영이 서툴러서 진 경기다. 요즘 오러클린은 구속이 떨어진게 문제였는데, 경기 초반 140㎞대 후반으로 구속이 잘 나왔다. 안타도 2스트라이크까진 잘 잡는 모습이었고, 약점이었던 날리는 볼도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았고, 제구나 내용적으로 괜찮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밀고 나간 건데, 결과적으론 아쉽게 됐다."
특히 2-0으로 앞서고 있던 3회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해민의 내야안타가 불씨가 됐다. 삼성 1루수 디아즈는 약간 1루 뒤쪽에서 공을 잡았고, 오러클린은 투구 후 몸이 3루쪽으로 쏠리는 스타일이라 스타트가 늦었다. 두 선수의 스타트가 모두 늦어진 상황에서 타자가 박해민인 점이 불운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이닝을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으니까 아쉽긴 한데, 투수가 투구에 전념하느라 그렇게 된 거라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렇다면 오러클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익히 알려진 소문대로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로 바뀌는 걸까. 앞서 3연전의 첫날, 박진만 감독은 오러클린의 특정 선수 교체설에 대해 "여러가지 옵션의 하나일 뿐이고, 논의중이다. 그 선수로의 교체가 확정됐다는 건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한 바 있다.
"구단에서 최종적인 협상을 하는 상황인 것 같다. 오러클린이 가고 새로운 외국인이 오게 될까? 올스타 휴식기 안에는 결정이 날 거라고 본다."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친 미야지 유라는 복귀전에서 단 3구만에 152㎞ 직구로 헤드샷 사구를 범한 뒤 교체됐다. 깜짝 놀라 당황스러워하는 미야지의 모습만 봐도 고의가 아니었음은 명백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실전에서 긴장한다면, 구단 입장에선 더욱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퓨처스에서 재정비를 하고 첫 경기였는데…아마 구단에서도 생각이 많지 않을까. 프로선수가 1군 무대에서 아직도 그렇게 긴장한다면, 더이상 어떻게 케어를 해줄 수도 없고, 버티기 어렵다고 봐야할 것 같다. 여러모로 아쉬웠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