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막판 뒤집기가 현실이 됐다. 2026 프로야구 전반기 1위의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6대5로 힘겨운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51승째(2무32패)를 올린 삼성은 승률에서 근소하게 앞서며 선두 뒤집기에 성공했다. 앞서 3연전 첫 경기에서 삼성이 승리하며 1위가 바뀌었고, 2번째 경기에서 LG가 승리하며 다시 탈환했다. 그리고 삼성이 마지막 경기를 잡고 시리즈는 물론 전반기 위닝으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삼성이 전반기를 1위로 끝낸 건 2015년 이후 11년만이다.
경기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전반기 마무리 소감에 대해 "우린 1위를 목표로 올시즌을 준비했다. 승리보다는 '55패'에 초점을 맞추고 목표 승패 마진을 짰다. 현재로선 계획대로 순조롭다. 후반기에도 1위를 차지하려면 휴식기에 더 치열하게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후반기에 복귀할 부상 선수들이 있다. 완전체가 되면 전반기보다는 조금 더 좋은 흐름이 되지 않을까. 우천 취소가 예년보다 적어 전반기에 많은 경기를 치렀는데, 부상선수들이 있었던 건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잘 버텼다. 한달이상 6선발 체제로 가면서 선발진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줬다"면서 "전반기에 가장 고생한 선수로는 휴식이 없었던 필승조 이승민과 마무리 김재윤, 후반기에 잘해줘야할 선수는 최원태 원태인"이라고 덧붙였다.
LG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이다. 외국인 선수 한명까지 불펜으로 돌리면서 톨허스트-임찬규를 비롯한 기존 선발진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면담을 통해 절실함을 북돋우며 두 선수의 동기부여를 위해 노력했다고.
그래도 전반기 막판 홍창기-오지환 등 올시즌 부진했던 베테랑들이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다행스럽다. 염경엽 감독은 전날 2루타 2개를 치며 부활을 외친 '잠실 빅보이' 이재원에 대해서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쳐야한다. 이재원은 출루형이 아니라 공격형, 해결사형 타자다. 눈에 보이면 돌릴줄 알아야한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내는게 중요하다"라는 조언도 던졌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 박승규(우익수) 구자욱(좌익수) 최형우(지명타자) 디아즈(1루) 강민호(포수) 김영웅(3루) 심재훈(유격수) 양우현(2루) 라인업으로 임했다. 선발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 박해민(중견수) 오스틴(지명타자) 송찬의(좌익수) 박동원(포수) 천성호(1루) 문보경(3루) 오지환(유격수) 신민재(2루)로 맞섰다. 4번타자로 뛰어오른 송찬의, 281일만에 7번까지 내려앉은 문보경, 8번으로 나선 오지환 등이 눈에 띈다. 선발은 '아시아쿼터 1인자' 라클란 웰스.
선취점은 삼성이 냈다. 1회말 1사 후 박승규의 2루타, 그리고 구자욱의 적시타로 가볍게 1점을 따냈다. 하지만 다음타자 최형우의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다.
그리고 LG가 곧바로 반격. 2회초 박동원의 안타, 천성호의 2루타로 만들어진 2사 2,3루에서 오지환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를 뒤집었다.
3회초에도 홍창기-박해민의 연속안타, 오스틴의 사구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1사 후 박해민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2사 만루가 이어졌지만, 문보경이 뜬공으로 물러났다.
삼성은 3회말 2사 1,3루에서 최형우의 적시타로 1점 따라붙었다.
운명의 갈림길은 어쩌면 4회초였다. 선두타자 강민호가 좌익수 쪽 뜬공을 쳤는데, 좌익수 송찬의가 타구 방향을 놓치면서 오지환이 억지로 잡으려다 놓쳐 실책이 됐다.
김영웅의 안타, 심재훈의 우익수 뜬공으로 1사 1,3루. 여기서 양우현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이 됐다. 강민호는 홍창기에게 저격당했던 전날과 달리 홈에서 세이프됐다.
선발다툼은 웰스가 5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 원태인이 5이닝 8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3-3 무승부. 불펜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다.
삼성은 김지찬 디아즈 강민호가 잇따라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된 상황. 하지만 올해 33번째 매진을 기록한 2만4000명 홈팬의 응원을 업은 뒷심이 상상을 초월했다.
6회말 전병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강민호가 1타점 2루타를 쳐 4-3 뒤집기에 성공. 이어진 1사 3루에서 김성윤의 적시타로 2점차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8회말에는 '영웅'의 귀환이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번 시리즈에서 복귀전을 치른 김영웅이 조기투입된 LG 마무리 손주영을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삼성은 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1위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승민-이승현-김태훈이 각각 1이닝씩, 무실점 5K를 합작했다.
9회초 등판한 마무리 김재윤은 대타 문성주에 9구 풀카운트 접전 끝ㅌ에 볼넷, 홍창기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 위기를 맞이했다. 박해민의 1타점 땅볼, 이어진 만루 위기에서 박동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1점차까지 쫓긴 1사 만루. 하지만 여기서 LG 천성호의 6-4-3 병살타로 드라마틱한 경기가 끝났다. 기어코 삼성이 전반기 1위 확정 깃발을 꽂았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