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전반기 내내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시달리며 지독한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SSG 랜더스가 후반기 대반격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엔 진짜 '진품 에이스'일까. SSG의 새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29)가 마침내 한국 땅을 밟고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SSG 랜더스는 8일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를 모두 경험한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강속구 투수 아빌라와 총액 40만 달러 조건에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빌라는 계약 발표 직후 곧바로 두산 베어스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아 이숭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새 동료들과 첫인사를 나눴다.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SSG랜더스'가 공개한 비하인드 영상 속 아빌라는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와 단단한 배짱을 뿜어내며 후반기 돌풍을 예고했다.
공식 입성 영상인 '유쾌한 새 가족, 아빌라 인사드립니다'에서 아빌라는 자신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출신의 페드로 아빌라"라고 소개하며 한국과의 아주 특별한 인연을 먼저 공개했다.
아빌라의 KBO리그행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 아니다. 그는 "사실 한국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과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LA 다저스와의 역사적인 'MLB 서울시리즈'를 치르기 위해 고척돔을 찾은 적이 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아빌라는 "낯설지 않은 한국에서 다시 기회를 잡아 정말 행복하다. 사실 내 커리어에 있어 지금이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SSG라는 좋은 팀을 만나 정말 절실하게 피칭할 준비가 됐다"며 독한 각오를 전했다.
실제로 SSG에 아빌라의 합류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올 시즌 SSG는 미치 화이트, 앤서니 베니지아노, 히라모토 긴지로 등 무려 3명의 외국인 투수를 갈아치우는 유례없는 대흉작 속에 이들이 합작한 승수가 고작 '5승'에 그치는 처참한 난조를 겪었다. 마운드의 실개천이 완전히 마른 상황에서 아빌라는 사실상 가을야구 진격을 위한 랜더스의 마지막 생명줄이다.
아빌라는 자신의 구위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빌라는 최고 156㎞에 달하는 불같은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싱커, 컷패스트볼(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 손끝에서 던질 수 있는 거의 모든 구종을 구사하는 전천후 선수이다.
아빌라는 자신의 투구 스타일에 대해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 커터, 슬라이더, 커브를 모두 던진다"라며 "내 가장 강력한 무기는 타자 바로 앞에서 꺾이는 '지각 변화구(Late Break)'다. 이 정밀한 무브먼트 덕분에 나는 볼카운트가 유리하든 불리하든 어떤 상황에서도 타자를 요리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KBO 리그에 새로 도입된 피치클락 등 환경 적응에 대해서도 "미국 시스템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오히려 한국이 투수들에게 시간을 조금 더 유연하게 주는 것 같아서 적응하는 데는 단 이틀이면 충분하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SSG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직후 홈 인천에서 KIA 타이거즈와 운명의 전반기 첫 4연전을 치른다. 이 감독은 이 빅매치에 아빌라를 전격 투입할 예정이다.
아빌라는 "랜더스 팬 여러분, 이제 곧 후반기가 시작되니 야구장으로 많이 찾아와 달라"며 "우리 팀이 전반기 막판 다소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우리는 충분히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 베네수엘라의 격언처럼 '할 수 있다(Si se puede)'는 마음으로 내 모든 것을 바쳐 팀을 바꾸겠다. 나를 믿고 끝까지 응원해 달라"고 뜨겁게 외쳤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