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송성문의 가치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크레이그 스태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이 '슈퍼 백업' 송성문을 칭찬했다. 왜 샌디에이고가 4년 1500만 달러(약 225억원)를 투자했는지 공수에서 충분히 증명해 주고 있다는 반응이다.
송성문은 1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6년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경기에 9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맹활약을 펼쳐 8대7 승리에 기여했다.
송성문은 2-4로 끌려가던 2회말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1사 후 토론토 신성 트레이 예새비지를 상대한 첫 타석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잭슨 메릴과 잰더 보가츠까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가 됐고, 매니 마차도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4 균형을 맞췄다.
3회말 2번째 타석에서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송성문은 2사 2, 3루에서 좌완 애덤 마코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빼앗아 6-4로 뒤집었다. 이어진 2사 1루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에서는 2루를 훔쳐 시즌 11호 도루까지 성공했다.
좋은 흐름은 수비까지 이어졌다. 4회초 2사 1, 3루 위기. 토론토 강타자 조지 스프링어가 3-유간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가 빠졌으면 토론토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장타가 될 수 있었는데, 송성문이 몸을 날려 직선타로 처리했다.
불펜이 토론토의 추격을 허용하는 바람에 송성문이 결승타를 장식하진 못했지만, 샌디에이고 구단은 경기 후 송성문 사진을 선택해 SNS에 승리를 자축했다. 구단이 선정한 수훈선수였던 셈.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샌디에이고가 송성문을 영입했을 때 그들이 그리던 밤이 바로 오늘(12일) 같은 날이었을 것이다. 마차도는 자신의 파울 타구에 발을 맞은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발가락 상태가 좋지 않은 듯했다. 마차도에게는 휴식이 필요했고, 송성문이 그 공백을 완벽히 채워줬다'고 칭찬했다.
스태먼 감독은 "송성문의 가치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 내야 왼쪽 라인(3루수, 유격수) 선수들이 나이가 조금 있는 편이다. 매일 경기에 나서면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다. 송성문이 3루수, 유격수, 2루수까지 가능하다는 게 매우 큰 장점이다. 우리는 선수들의 체력을 올 시즌 막판까지 잘 아껴서 그때 페이스를 끌어올려 최고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송성문이 아주 훌륭한 생산력을 보여주며 주전 선수들이 수비 부담을 덜고 쉴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했다.
MLB.com은 '송성문은 좌타자이면서 내야 거의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는 선수다. 최근 타석에서 생산력을 더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벤치 멤버로서 엄청난 유용함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송성문은 지난해 8월 키움 히어로즈와 6년 120억원 초대형 비FA 다년계약에 합의하고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시즌 뒤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면서 키움과 120억원 계약은 백지가 됐지만, 꿈의 무대에 도전하는 설렘만 가득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해 걱정을 사기도 했지만, 샌디에이고가 처음 영입할 당시 원했던 유틸리티 백업의 임무를 충실히 해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물론 KBO리그에서 뛸 때처럼 확실한 주전 대우를 받진 못하고 있지만, 왜 지난해 국내 최고 3루수였는지 보여주고 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