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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만의 우승에 바친 손… '2학년 4번타자+150㎞' 고교 오타니 "세광의 시대가 왔다"

우승 후 인터뷰에 응한 세광고 2학년 이도류 이홍석. 목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우승 후 인터뷰에 응한 세광고 2학년 이도류 이홍석. 목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세광고-상동고 경기. 타격하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2/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세광고-상동고 경기. 타격하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2/

[목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44년 묵은 한을 푸는 뜨거운 환호의 현장. 그라운드 대신 벤치에서 목청껏 응원한 선수가 있었다.

세광고의 '2학년 4번타자' 이홍석이었다.

세광고는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북고와의 결승전에서 6대2로 승리하며 1954년 창단 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섰다. '전설' 송진우가 이끌던 1982년 황금사자기 첫 우승 이후 무려 44년 만의 창단 두번째 전국대회 제패.

하지만 투타의 핵 이홍석의 모습은 라인업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배명고와의 준결승전에서 상대 투수의 사구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맞아 골절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결국 결승전 날, 이홍석은 오른손에 깁스를 한 채 더그아웃에서 목이 터져라 동료들을 응원하는 '응원단장' 역할을 자처했다.

경기 전 세광고 방진호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4번 타자 이홍석이 준결승 사구 여파로 다음 주에 수술(핀 고정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출전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들이 홍석이의 마음까지 담아서 열심히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실제 동료들은 감독의 믿음과 부상당한 4번 타자의 몫까지 다하며 보란 듯이 우승컵을 선물했다.

1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명고-세광고 4강전. 5회초 2사 1, 2루. 배명고 송구 실책 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10/
1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명고-세광고 4강전. 5회초 2사 1, 2루. 배명고 송구 실책 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10/

부상 아쉬움 삼킨 '고교 오타니', "팀 믿었기에 쫄깃하지 않았다"

우승이 확정된 후 다친 손을 감싸쥔 채 동료들과 그라운드 세리머니로 기쁨을 나눈 이홍석의 표정은 목동구장을 감싼 눈부신 햇살 만큼이나 밝았다.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던 상황에서 겪은 부상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을 법 했지만, 그는 오직 팀의 승리 만을 기뻐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한 이홍석은 "타격감이 좋을 때 다쳐 결승전에 못 나간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팀이 우승해서 너무 좋다"며 "우리 팀을 100% 믿었기 때문에 경기 내내 전혀 쫄깃하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무조건 우승할 거라 생각해서 마음 편히 응원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부상 전까지 이번 대회에서 이홍석이 보여준 임팩트는 강렬했다.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4번 중견수로 꾸준하게 출전하며 14타수 7안타(1홈런), 타율 0.500, 6타점, 2루타 2방을 터뜨리며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이홍석 등의 활약에 힘입어 세광고는 준결승전까지 3경기 연속 두자리 수 득점을 올리는 가공할 타선의 힘을 과시했다.

올 시즌 18경기 타율 0.415, 1홈런, 16타점, 20득점, 6도루. 투수로도 140㎞ 후반대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힘과 스피드, 강한 어깨를 두루 갖춘 '호타준족'의 정석. 3학년이 되는 내년 시즌 가장 주목받는 '투타겸업(이도류)' 유망주다.

1m80, 82kg으로 큰 체구가 아님에도 힘을 모아 공에 실을 줄 아는 운동능력의 소유자. 세광고 방진호 감독도 "타격 재능을 타고난 선수"라며 2학년 임에도 붙박이 4번타자로 기용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세광고-상동고 경기. 타격하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2/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세광고-상동고 경기. 타격하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2/

"진짜 '세광의 시대'가 왔음을 보여줄 것"

현재 2학년 '주장'을 맡고 있을 만큼 뛰어난 리더십까지 인정받고 있는 이홍석은 "44년 만의 대기록이라는 게 진짜 믿어지지 않는다"고 감격을 표하면서도,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이제 진짜 '세광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1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명고-세광고 4강전. 5회초 2사 1, 2루. 배명고 송구 실책 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10/
1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명고-세광고 4강전. 5회초 2사 1, 2루. 배명고 송구 실책 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세광고 이홍석.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10/

이홍석의 장점은 야구 실력 뿐 아니다.

활달한 성격과 리더십에 팀 퍼스트 정신까지 앞세우는 선수.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항상 성실하고 감독님, 코치님 말씀 잘 따르는 선수,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나 팀과 동료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로 야구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44년 만의 청룡기 첫 우승을 위해 자신의 오른손을 바친 세광고의 현재이자 미래 이홍석.

부상을 딛고 더 강해져서 돌아올 '고교 오타니'가 몰고올 '세광의 시대'가 찬란한 현실이 될 지도 모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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