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인생 대역전을 이뤄냈다. 1군도 아닌 2군 불펜포수에서 육성선수일지언정 당당한 '거인'의 일원으로 거듭났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구단은 14일 일본 도쿄의 요미우리 신문 본사에서 포수 이건희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요미우리 측은 이건희에 대해 "하야테벤처스 시즈오카에서 뛴 포수"라고 소개하며 등번호 '9'번을 안겼다. 공식 SNS를 통해 입단식 사진 여러장도 공개했다.
이건희는 경북고-단국대 출신 포수다. 한국에서는 프로 무대에 발을 디디지 못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2023년 2군에서 1년간 불펜포수로 함께 했던 선수다. 시즌이 끝난 뒤 군복무차 퇴단했다. 이후 '야구를 더 하고 싶다'며 일본행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부터 일본어를 꾸준히 공부했다고
KBO리그 뿐 아니라 NPB 역시 포수 기근은 마찬가지다. 이건희는 2군에서 타율 2할2푼4리를 기록중이지만, 강한 어깨와 통역 없이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육성선수 신분으로 명문구단 유니폼을 입게 됐다.
육성선수라곤 하지만,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은 외국인 선수 신분이다. NPB는 외국인 선수의 1군 등록은 최대 4명으로 제한돼있지만, 보유는 무한대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도 육성선수처럼 장기적으로 키워내는 경우가 있다.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2군에서 6년간 뛴 왕옌청(한화 이글스)도 같은 경우다.
2023년 창단한 하야테는 NPB 2군 웨스턴리그에 참여중인 2군 전용 프로구단이다. KBO리그 2군에만 참여중인 울산 웨일스와 마찬가지다. 이건희는 요미우리 2군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 눈도장을 받았다.
일본은 2군도 웨스턴-이스턴리그 양대리그 체제로 나뉘어있다. 양대리그 팀 숫자를 맞추기 위해 2024년 2군 리그에만 참여하는 신규 구단의 가입을 받았고, 이때 독립리그팀 오이식스 니가타 알비렉스와 신생팀 하야테가 2군리그에 가입한 바 있다.
이건희는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꿈만 같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뻤다"는 속내를 전했다.
이승엽 1군 타격코치와도 인연이 있다고. 이건희는 "초등학생 때 행사에서 만난 적이 있다. 만나게 되면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엽 코치가 요미우리에 몸담았던 마지막 시즌은 2010년. 이건희는 조성민 정민철 정민태 이승엽에 이은 5번째, 16년만에 요미우리에 입단한 한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