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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닝 무실점, ERA 0.00'…걱정반 기대반→'난공불락' 클로저 변신 "KBO 분위기 파악 끝" [SC인터뷰]

키움 히어로즈 가나쿠보 유토.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키움 히어로즈 가나쿠보 유토.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대전=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선수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등판이었지만, 마운드에 선 그의 구위는 여전히 난공불락 그 자체였다. 키움 히어로즈 최고의 아시아쿼터 '복덩이' 가나쿠보 유토(27)가 팀이 가장 필요로 하던 순간, 약속된 휴식마저 반납한 채 마운드에 올라 연장 혈투의 영웅이 됐다.

유토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4연전 최종전에서 9-9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회말 팀의 구원 투수로 긴급 등판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랐던 터라 당초 출전 계획이 없던 터라 언더셔츠 차림으로 경기를 보고 있던 유토는 연장 11회 팀의 패배를 막기 위해 기꺼이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결과는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 3연투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값진 무승부를 든든하게 지켜냈다.

18일 경기 후 만난 유토는 리그 최고 타자 강백호와의 맞대결에 신경썼음을 고백했다. "어제(17일)는 강백호 선수에게 안타를 맞아서 오늘은 그가 타석에 서자마자 훨씬 더 신경이 쓰였다"라며 "무조건 잡아내겠다는 생각 하나로 공을 뿌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백호에게 던진 공 6개중 4개가 포크볼이었다. 승부 도중 포크볼을 던졌으나 강백호가 간발의 차이로 파울을 걷어낸 순간, 유토는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채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토는 "강백호 선수의 방망이에 공이 맞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김건희가 헛스윙 삼진처럼 연기를 해서 웃었다"고 미소지었다.

하지만 실제로 김건희는 이날만큼은 진짜 파울팁이라고 생각했단다. 김건희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처음엔 볼이 땅에 닿은 지 모르고 파울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을 보니 흙이 묻어있더라"고 쑥스러워했다. 어찌됐든 유토는 시즌 9번째 홀드를 챙겼다.

유토는 원종현과 함께 더블 스토퍼를 맡고 있다. 18일처럼 유토가 중심타선을 상대하기 위해 8회에 등판하면 9회는 원종현이 막고, 원종현이 8회 나오면 유토가 경기를 마무리하는 식이다. 19일과 같은 연장 11회에서는 더 젊은 유토가 간택(?)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토는 "사실 8회나 9회나 마운드에 올라갈 때 마주하는 타자들은 전부 위험하고 매서운 타자들뿐이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몇 회에 나가든 신경 쓰는 느낌이나 압박감은 다 비슷하다. 언제 나가든 100%의 집중력으로 던질 뿐이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가나쿠보 유토.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가나쿠보 유토.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유토는 6월 중순 한화전을 시작으로 19일 대전 경기까지 최근 10경기에서 10이닝을 소화하며 단 5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ERA) '0.00'이라는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피안타율은 0.152에 불과하다.

사실 유토의 KBO리그 데뷔전 무대가 바로 대전한화생명볼파크였다. 당시에는 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며 ⅔이닝 4안타 3실점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전반기 중반부터는 리그 전체를 호령하는 특급 불펜으로 진화했다.

유토는 "전반기를 무사히 마치고 나니 이제는 KBO 리그의 분위기도 파악했고 팀원들과도 친밀감이 많이 생겼다"라며 "데뷔전 때와 비교하면 요즘은 긴장하는 마음이 많이 없고, 내가 던지는 공의 결과가 계속 좋게 나오다 보니 마운드 위에서 정말 편안하고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리고 있다"고 반전의 원동력을 전했다.

최근 설종진 감독이 "지금의 짜임새라면 충분히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깊이 공감했다. 유토는 "투수들이 큰 실수 없이 다들 너무 잘 던져주고 있고, 타자들 역시 경기 후반 기적 같은 동점을 만드는 등 매 경기 지독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타자들을 전적으로 믿고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에 더 좋은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팀의 단단해진 위닝 멘탈리티를 자랑했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 유토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 유토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1/
11일 잠실구장에서 2026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유토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1/
11일 잠실구장에서 2026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유토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1/

지난 올스타전에서 파격적인 '갸루 분장'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전국 야구팬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퍼포먼스상은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이 가져갔지만 그가 없었다면 상금과 트로피는 무조건 유토의 몫이었다는 아쉬움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유토는 "상금이 꽤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심 기대하긴 해서 상을 못 받은 게 조금은 아쉽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래도 KBO최고의 스타 선수들과 한자리에서 만나 대화하고 즐거운 추억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환하게 웃었다.

올스타전에서도 평소 리그 경기처럼 154㎞의 강속구를 전력으로 뿌려 화제가 됐던 유토는 "올스타전이라고 해서 대충 던지는 것보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무조건 직구든 변화구든 내가 가진 가장 강력한 공을 세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라며 그라운드 위에서의 진지하고 성실한 마인드를 보여줬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 유토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 유토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1/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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