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부상으로 이탈한 아리엘 후라도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210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우완 오스틴 보스(34)를 발 빠르게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총액 15만 달러. 수년 전부터 KBO리그 여러 구단 영입 리스트 상단에 이름을 올렸던 거물급 투수가 완전 영입도 아닌 '6주 단기 대체' 신분으로 한국 땅을 밟자 야구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체 선수 레벨 아니다"… 32승 페덱 이어 17승 보스까지, 삼성의 파격 행보
188cm, 97kg의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보스는 빅리그 통산 17승 20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한 검증된 자원이다. 포심 최고 151km의 구속에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 다채로운 변화구를 제구력 있게 구사하는 '팔색조'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125이닝을 소화(3승 9패 평균자책점 3.96)한 바 있어 아시아 야구 적응력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기존 크리스 페덱(ML 32승)에 이어 보스(ML 17승)까지 영입하면서 삼성은 메이저리그 통산 49승을 합작한 강력한 외국인 듀오를 갖추게 됐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보스는 단기 부상 대체 선수로 올 만한 레벨이 아니다"라며 "다른 구단들이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한국에 오지 않던 선수가 6주 단기 계약으로 왔다는 점은 매우 놀랍다"고 전했다.
26일 두산전 첫 출격→4차례 쇼케이스 "많은 변화 생길 수 있어"
박진만 삼성 감독은 보스의 합류를 크게 반기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박 감독은 "우선은 6주 단기 계약이지만, 그 기간 본인이 가진 기량을 100% 발휘해 좋은 활약을 해준다면 팀에게도, 본인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포괄적 의미의 덕담이지만 듣기에 따라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단기 대체 선수에게 생길 수 있는 긍정적 '변화'란 결국 정식 계약을 의미한다.
삼성 입장에서는 어깨 부상(극하근 손상)으로 이탈한 후라도의 회복 상태가 변수다.
후라도가 지난해 197⅓이닝을 던진 최고 이닝이터이자 올해도 리그 최다 13차례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한 불변의 에이스. 6주 후 회복이 확실하다면 삼성으로의 복귀는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한가지 변수는 부상 부위가 어깨라는 점. 진단보다 재활이 길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KT 위즈 보쉴리 케이스가 불안감을 안긴다. 보쉴리도 후라도와 같은 어깨 극하근 부상이었다. 4~6주를 예상했지만 결국 회복이 지연되며 KT는 부상 대체 선수 로건과 정식 계약을 맺었다.
'8월 15일' 최종 결단의 시간… 쇼케이스가 시작된다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우승을 꿈꾸는 삼성 라이온즈. 포스트시즌 출전 자격을 얻으려면 8월 15일 이전에는 정식 선수로 등록돼야 한다.
보스는 오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첫 선발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박 감독은 "보스는 목요일 라팍 퓨처스 야간경기에서 훈련 및 불펜 피칭을 진행한 뒤 금요일 잠실 원정에 합류한다"며 "트레이닝 파트와 몸 상태를 체크하고 대화를 통해 일요일 등판 및 투구수를 맞춰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둘러 데뷔전을 잡은 이유는 8월15일 데드라인까지 최대한 많은 경기를 보기 위함도 있다.
7월26일을 시작으로 8월15일 전까지 보스에게 주어진 기회는 많아야 4경기.
페덱의 데뷔전 같은 눈부신 퍼포먼스를 펼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페덱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룬다면 삼성으로선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주무기만 다른 흡사한 스타일" 제2의 페덱 가능성 있다
실제 보스는 제2의 페덱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150㎞대 불같은 강속구는 아니지만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변화구를 S존 주변에 의도대로 뿌릴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실제 박진만 감독은 "우선 제구가 안정돼 있는 것 같다. 구위도 페덱과 비슷한 유형인 것 같다. 페덱의 주무기가 체인지업이라면, 보스는 스위퍼란 점 정도가 다르다. 스위퍼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운영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페덱과 보스는 각자의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거물급 커리어의 보스가 '후라도의 그림자'를 아는 상황에서 단지 6주 알바를 위해 한국땅을 밟았을 리는 만무하다. 스스로 언급한 대로 일본 야구 경험도 있는 만큼 빠른 적응에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내심 완전 대체 외인 승격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다.
과연 보스가 페덱에 이어 깜짝 놀랄 호투를 펼치며 '후라도 그림자'를 걷어내고 KBO리그 정식 잔류라는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삼성의 우승가도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지, 26일 데뷔전에 큰 관심이 모아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