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혹은 '마무리'? 하은주와 신정자의 MVP 2파전 돌입

최종수정 2012-02-14 13:21

신한은행 하은주



KDB생명 신정자
'선발'이냐, '마무리'냐?

지난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MVP 경쟁은 윤석민(KIA)과 오승환(삼성)의 2파전이 대세였다.

투수 4관왕(다승-방어율-탈삼진-승률)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윤석민의 기록이 어마어마했지만, 한 시즌 아시아 최다인 47세이브를 올린데다 팀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 오승환의 대활약도 그에 못지 않았기 때문. 오승환이 팀 동료 최형우를 밀어주기 위해 후보 자진사퇴라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두 선수의 흥미로운 표 대결은 흐지부지 됐지만, 어쨌든 경기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역할 못지 않게 승리를 지켜내는 마무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는 여자 프로농구에서도 새삼 이 구도가 재현되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 6연패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신한은행의 센터 하은주, 그리고 신한은행에 이어 2위가 확실시되는 KDB생명의 신정자의 MVP 대결이 바로 그것이다.

비교를 하자면 신정자는 대표적인 '선발', 그리고 하은주는 '마무리'라 할 수 있다. 기록의 화려함으로는 당연히 신정자가 앞선다. 14일 현재 신정자는 리바운드(경기당 12.71개), 출전시간(38분42초), 공헌도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득점(14.97점) 5위, 어시스트(4.39개) 4위 등 전 부문에 고르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99년 데뷔 이후 13번째인 올 시즌 최고의 기량을 꽃피우고 있다. 지난 1월2일 신세계전에선 1경기 본인 최다득점(27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정자의 존재감 덕에 KDB생명은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신한은행과의 맞대결도 3승3패로 호각지세다.

국내 최장신 센터이자 하승진(KCC)의 친누나인 하은주는 농구에선 보기 드문 마무리 전문 선수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인해 풀타임 출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엔 승부가 일찍 결정난 최근 2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30경기)에 나서며 본인 최다 출전 기록을 쓰고 있다. 승부처라 할 수 있는 후반전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평균 출전시간은 17분24초에 불과하지만, 경기당 12.50점으로 이 부문 14위다. 거의 1분당 1점을 넣는 꼴로, 출전 시간 대비 가장 효율적인 농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2점슛 성공률이 6할7푼9리에 이른다. 국내 남자 농구의 경우 경기당 10점 이상의 득점을 올리는 주전 가운데 찰스 로드(KT)가 6할3푼9리로 가장 높고, 같은 기준으로 미국 NBA의 경우 타이슨 챈들러(뉴욕 닉스)가 6할9푼4리로 가장 앞선다. 수준차가 있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확률임에는 틀림없다. 2008~2009시즌 그리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MVP에 올랐지만, 정규시즌서는 아직 MVP 타이틀이 없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하은주는 우리팀의 특급 마무리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승수의 절반 이상은 하은주 덕분"이라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전력의 올 시즌이지만, 박빙의 상황에서도 하은주가 있기에 상대팀을 압박할 수 있다. 승리를 지키는 하은주의 가치는 MVP로 손색이 없다"며 제자에게 힘을 실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4강팀이 대부분 가려진 가운데, 앞으로 남은 한달간은 각자의 역할이 뚜렷한 두 선수의 MVP 경쟁이 큰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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