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감독 된 문경은 "온갖 소문에 조마조마했지만 난 믿었다"

기사입력 2012-03-08 17:09


SK 문경은 감독대행이 경기중 코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잘생긴 얼굴과 빼어난 3점슛 실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경은 SK 감독대행(41)은 지난 3일이 무척 길었다. 한 달 같았다고 했다. 신선우 감독에 이어 대행으로 인기 구단 SK나이츠 사령탑에 올랐지만 지난 4일 끝난 2011~12시즌에서 10개팀 중 9위를 했다. 19승35패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다른 팀들이 포스트시즌으로 '봄 농구'를 할 때 SK는 일찌감치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가야 했다.

문경은 감독대행의 거취는 불투명했다. 그는 "4일 전자랜드전을 끝내고 집에 있는데 솔직하게 조마조마했다. 1년을 돌이켜보는데 손에 잡히는게 없었다. 결국 뭔가를 내세우려면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8일 SK 구단(구단주 하성민)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문경은에게 기대를 더 주기로 했다. 대행 꼬리표를 떼내고 정식 감독 발령을 냈다. 앞으로 세 시즌 더 팀을 맡기기로 했다. 연봉은 2억8000만원. 준수한 대우다.

이번 결정을 하기까지 SK를 둘러싸고 농구계에선 소문이 무성했다. SK감독 자리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아도 모자란다. 유명한 현직 감독의 이동설부터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외국인 감독설까지 나돌았다.

문경은 감독대행의 속이 편할 리 없었다. 프로스포츠 판에서 감독과 감독대행은 제법 큰 차이가 있다. 대행이란 두 글자가 붙으면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문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싶어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전임 감독님이 만든 틀을 바로 확 바꾸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SK 감독 하마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문 감독은 "불안했지만 나는 믿었다. SK 선수로 뛰었고 또 은퇴했다. 지도자 수업도 여기서 받았다"면서 "SK를 위해 죽기살기로 일할 자세가 돼 있다. 한국에 10명 밖에 없는 남자프로농구 감독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 지 이제 알 것 같다"고 했다.

SK 구단은 깊은 고민 끝에 문경은을 선택했다. 2011~12시즌 나쁜 성적을 문제삼지 않았다. 미래를 내다봤다. 문경은을 통해 SK의 농구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재미있고 신나는 공격농구를 이끌 적임자로 문 감독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이제 정말 책임을 져야 한다. 가능성이 아니라 성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다음 시즌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물론 그 다음은 더 높은 목표를 세우겠다"고 했다.

문 감독은 삼성과 전자랜드를 거쳐 2006년 지금의 SK로 왔다. 2010년 선수 은퇴 이후 전력분석 코치와 2군 코치를 거쳐 지난해부터 한 시즌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이제 SK는 본격적으로 '문경은 시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