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창진 감독 재계약" 그러나…

최종수정 2012-03-08 08:55

전창진 KT 감독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벤치에 앉아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제자들과 정 때문에…'

팀에서는 붙잡겠단다. 하지만 당사자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플레이오프 '대사'를 앞둔 KT 전창진 감독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게 됐다.

타깃으로 삼은 PO의 계절이 다가왔건만 자신의 거취까지 심사숙고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우승 청부사' 전 감독은 올시즌 초반부터 PO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런 만큼 이제 6강 PO가 시작됐으니 PO에만 전념해도 빠듯한 상황이다.

하지만 올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끝난다는 이유 때문에 주변에서 그를 놔두지 않는다.

정규리그가 끝나자 농구판에서는 벌써부터 신임 감독 하마평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일부 팀에서는 전 감독이 영입 1순위에 올랐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현 소속팀 KT의 방어도 만만치 않다. KT의 권사일 단장은 "구단은 전 감독을 전폭 지원하는 입장이라 계속 함께 가야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재계약 의사를 내비쳤다.

오라는 곳도 많고, KT에서도 붙잡겠다는 의지가 있으니 전 감독은 별로 고민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존심과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전 감독 특유의 성격을 생각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우선 KT가 재계약 카드를 내밀더라도 전 감독이 고사할 가능성이 있다.

전 감독은 "올시즌이 감독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말한다. 우선 정규리그 팀성적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KT 부임 첫 시즌에 정규리그 준우승,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전 감독은 올시즌 3위의 성적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

용병 찰스 로드를 대신할 용병 영입을 놓고 시즌 내내 마음고생을 했던 전 감독은 "저간의 사정이 어떻든 결과적으로 용병 문제는 감독의 잘못"이라며 책임지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전 감독은 용병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부산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에 시달려왔다. KT 관계자는 "전 감독이 팬들의 무차별적인 성토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깊은 것은 물론 견디기 힘들어 할 때가 많았다"고 전한다.

다른 팀에서 볼 때 KT의 3년 연속 상위권 성적은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전 감독과 KT의 희망사항에 비하면 미흡한 성적인데다, 동부 시절과 달리 '욕먹는 지도자'가 돼자 전 감독도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이번 PO서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스스로 책임지겠다며 재계약을 고사할 수 있다는 게 전 감독의 스타일을 잘 아는 지인들의 설명이다.

전 감독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자들이 눈에 밟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최강의 동부를 만들 때 선수들과의 의리와 정을 중요시했다. 그런 정을 KT에 3년간 근무하면서 KT 선수들과 다시 쌓았다. 전 감독 부임 이전에 최하위였고, 마땅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던 KT를 지금의 강팀으로 변모시키면서 동부 시절 이상으로 깊은 정이 쌓인 것이다. 여기에 구단까지 전 감독에게 러브콜을 날리고 있어 자존심만 생각하고 의리를 저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본인과 구단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전 감독의 거취가 본격화될 수 밖에 없는 시기다. 그만큼 그의 고민을 깊어질 전망이다.

전 감독은 "몸과 마음이 여러모로 많이 힘들다. 지금은 PO에 집중하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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