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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KT는 사실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6라운드에 올시즌 팀 최다 5연패를 하는 등 3승6패의 저조한 승률로 3위를 힘겹게 지켰다.
침울했던 팀 분위기 여파때문이었을까. KT는 전자랜드와의 6강 1차전에서 석패를 당했다.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그러면서 '족집게 도사' 시리즈를 시작했다. 전 감독이 먼저 지목한 선수는 박상오였다. 전 감독은 "아직 폭발하지 않아서 그렇지 정규리그 후반부터 상승세다"면서 "큰 경기에서 더 실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호되게 야단치면서도 마음 속 깊은 '믿음' 만큼은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박상오는 올시즌 정규리그 53경기 평균 11.2득점으로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의 이름값을 제대로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었다.
그러나 PO 2차전이 되자 완전히 '미쳤다'. 1차전에서 전자랜드 문태종에게 34점을 허용한 것을 분풀이 하듯 코트를 마구 휘저었다. 3점슛 6개를 포함해 27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상오는 이번 2차전에서 올시즌 정규리그때 올린 개인 최다득점(26점)보다 많은 점수를 넣었다.
전 감독의 두 번째 '족집게'는 조성민이었다. 조성민은 정규리그에서 초반에 약간 주춤했지만 꾸준히 팀을 지켜왔던 대들보다. 하지만 6강 1차전에서 연장전을 헌납하는 자유투 실패에 2차전에서도 11득점으로 그저 그런 모습이었다. 전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조성민의 체력안배를 위해 스타팅에서 빼는 대신 "상대 수비에 덜 시달리기 위해서는 동선을 다양화하고, 슈터지만 어시스트 능력도 보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용하게도 전 감독의 두 번째 예상도 적중했다. 조성민은 3차전에서 1쿼터를 푹 쉰 뒤 28분6초 밖에 뛰지 않았는데도 18득점으로 85대73 완승의 주역이 됐다. 평균 2.5개였던 어시스트도 이날 6개로 부쩍 늘었다. 포인트가드 보다 많은 도움 기록이다. 전 감독의 '족집게 과외'를 제대로 흡수한 덕분이었다.
전 감독은 족집게 비결은 따로 없다고 했다. 잘 할때까지 믿어주면 되고, 만약 실패하면 감독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KT는 이제 4차전을 노리고 있다. 전 감독의 '족집게'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 3차전에서 헌신적인 수비로 문태종을 꽁꽁 묶어준 송영진을 부쩍 칭찬하기 시작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