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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KGC의 한 관계자는 "플레이오프가 이렇게만 진행되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어떤 시나리오였을까. 재밌는 사실은 KGC가 기대했던 시나리오가 그대로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KGC가 모든게 딱딱 맞아 떨어지는 행보에 "느낌이 심상치 않다"며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여기에 KT와 전자랜드가 2번의 연장 승부 포함, 5차전까지 가는 대혈전을 치르며 체력이 완전히 고갈되고 말았다. 실제 1차전에서 KT 선수들은 지쳐있었고 주포 조성민, 박상오의 부진 속에 아쉽게 승리를 헌납해야 했다. 경기감각이 떨어져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KGC였기 때문에 만약 KT가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고 나왔다고 가정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중요한 점은 KGC의 1차전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가 열리기 전 "1차전만 잡으면 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주축 선수들이 젊은 KGC의 특성상 1차전 결과로 시리즈 전체 결과가 좌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 1차전에서 패해 자신감을 잃을 수 있었고 반대로 승리한다면 젊은 선수들인 만큼 상승 분위기 속에 KT를 초전박살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감독의 계산이다. 경기 후 만난 이 감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겸손해 했지만 확실히 한시름 덜어낸 표정이었다.
만약 모비스가 동부를 쉽게 이기고 올라온더라고 가정하더라도 KGC는 아쉽지 않다. KGC 내부에서는 내심 동부가 아닌 모비스가 올라오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근은 1차전 승리 후 "어느팀이 올라왔으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당당히 "모비스"라고 답했고 이 감독 역시 "매치업상 동부보다는 모비스가 조금 더 낫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KGC는 이번 시즌 동부만 만나면 유독 힘을 못썼다. 역대 한경기 최소득점 수모(41득점)도 지난 1월 11일 열린 동부전에서 당했고 시즌 전적도 1승5패로 크게 열세다.
물론 KGC가 KT를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 모비스를 만나더라도 무조건 이길 수 없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여러 정황상 KGC가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 만은 분명하다. 프로농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우승은 실력만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들어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우승컵"이라며 "현재 KGC가 그 메리트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KGC를 우승후보로 지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들 동부와 KCC, 모비스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설움 받던 정규리그 2위 KGC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