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대상] 이상범, 그의 감독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최종수정 2012-04-13 13:19

스포츠조선제정 2011-12 한국농구대상이 13일 반포 메리어트호텔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이상범 KGC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4.13/

혹자는 KGC 이상범 감독을 향해 "전술이 없다" "아직 감독을 맡기에는 내공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리빌딩을 거치는 지난 2년동안 팀이 최하위권에 머무르니 이런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괴물신인' 오세근을 뽑으며 2년 간의 리빌딩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성적도 좋았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선수들이 잘해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 감독으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말을 아꼈다. 실전에서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생각하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 감독이 노린 것은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이었다. 1차전 패배 후, 2차전에서 구 누구도 예상치 못한 3-2 드롭존 수비를 들고나와 동부를 당황시키며 2차전을 승리로 장식, 시리즈 주도권을 가져왔다. 시리즈 전적 1-2로 뒤지던 4차전에서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선수기용으로 승리를 챙겼다. 많은 전문가들이 "어린 선수들도 잘 뛰어줬지만 이 감독의 깜짝 전술이 없었다면 KGC가 우승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단 게시판에 이 감독을 비판하던 팬들까지 "감독님, 사랑합니다"라는 게시글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한 시즌을 돌이키며 "나도 전술이 없는 감독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물론 경기 전 전술에 대한 부분을 이것저것 얘기하고 그것이 들어 맞으면 감독의 공이 되는 것"이라며 "그게 중요한가. 나는 우리 선수들이 가장 열심히 뛸 수 있게 뒤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전술이 없는 감독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지도 철학은 '감독은 코트 위의 조연, 선수가 코트 위의 주연'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 감독의 이런 '형님 리더십'은 KGC에 우승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겼다. 여기에 이 감독 개인적으로도 "우직한 곰인줄 알았는데 여우더라"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선수들과의 소통, 그리고 치밀한 전술 구사 능력까지 갖춘 이 감독. 그의 감독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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