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이승준, 결국 농구는 '높이'에 좌우?

기사입력 2012-05-04 11:10



결국 농구에서 '높이'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었을까.

계약기간이 만료된 귀화 혼혈선수에 대한 프로농구 각 구단들의 영입 절차가 마감된 결과 KCC에서 뛰던 전태풍이 오리온스에, LG에서 뛰던 문태영이 모비스에 각각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제 남은 선수는 이승준 한 명 뿐이다. 동부와 SK가 똑같이 1순위, 최고조건으로 이승준에 대한 영입 의향서를 제출해 7일 추첨을 통해 새 팀이 결정되게 됐다.

재밌는 것은 당초 이승준이 이번 영입전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부와 SK 뿐 아니라 모비스 역시 "문태영과 이승준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사실 본격적인 영입절차가 진행되기 전 이승준에 대한 마음은 모비스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었다. 대표팀에서 유재학 감독과의 호흡이 좋았기 때문. 반대로 윤호영이 상무에 입대한 동부와 문경은 감독이 "외곽에서 슛을 던져줄 슈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SK는 문태영을 지목할 것이 유력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완전히 반대였다. 모비스는 문태영을 얻음으로서 단숨에 우승 1순위 전력을 갖추게 됐고 동부와 SK는 추첨에 의해 운명이 달라지게 됐다. 그렇다면 기존 예상과 달리 이승준의 주가가 상한가를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높이'에 대한 매력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동부의 예를 들어보자. 동부에 문태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포지션이 같은 김주성과 이승준의 조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두 사람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면 국내 멤버로만 놓고 봤을 때 최강의 골밑 전력을 만들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선발의 폭도 넓어진다. 이 두 사람과 스타일이 비슷한 빠른 센터와 내외곽을 오가는 슈터를 더하면 '높이+스피드'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 SK 역시 김민수라는 높이가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승준이 가세하면 김민수에게 조금 더 외곽 지향적인 플레이를 맡기면 된다는 계산이다. 두 팀 다 이승준의 높이와 빠른 스피드를 주목한 것이다.

반면, 문태영은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너무 길고 수비에서도 약점을 드러낸다는 것이 선택을 주춤하게 한 이유로 알려졌다. 최근 프로농구 추세가 팀 플레이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물론 눈치 작전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도 크다. 동부와 SK 모두 "팀 전술 상 이승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팀들이 문태영을 선택할 것이라 예상하고 급하게 이승준의 이름을 적어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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